제주 예멘 난민 사태가 불거지며 SNS 상에 퍼졌던 '무장 반군', '폭탄 테러' 등의 괴담이 정부 조사 결과 모두 가짜 뉴스인 것으로 밝혀졌다.
법무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17일 예멘인 458명의 난민심사 결과와 함께 괴담으로 논란이 된 인물에 대한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조사는 관련 기관과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중동 전문가도 조사 과정에 참여했다.
조사 결과 총기를 든 예멘인은 개인적인 과시를 위해 해당 사진을 찍은 것이었고, 결혼식장에서 친구들과 자랑삼아 총기 사진을 찍은 사람도 있었다.
예멘은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국가 중 하나다.
김정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난민과장은 "이 SNS 게시글 상에 나온 인물 등 총기를 든 모습이 찍힌 예멘인에 대해 심층적으로 조사했으나 테러 등 위험 혐의점이 있는 인물은 전혀 없었고 단순 게재 성격으로 사진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괴담 중엔 '예멘인들은 마약을 즐겨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다'는 내용의 게시물도 가짜뉴스로 확인됐다.
제주출입국청의 조사에서는 제주 입국 난민신청자 481명 중 단 4명(10세 이상)만 마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들 4명은 모두 난민 불인정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예멘에서 13년간 의료 봉사를 한 박준범 선교사는 "이슬람교도가 여성을 하대하고 여성을 상대로 한 성범죄 발생률이 높다는 오해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멘은 종교적인 이유로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 문화가 있고, 윤락업소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난민 관련 가짜 뉴스 중에는 제주 요식업계에 취업한 난민신청자가 제주를 비하하는 인터뷰를 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는 해외 언론의 제주 예멘 난민 실태 보도에서 한 예멘인이 "예멘의 전쟁이 끝나면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으나 SNS 상에서는 "이런 섬에 갇혀 지내느니 돌아가고 싶다"라는 악의적인 뜻으로 해석돼 유포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난민을 둘러싸고 가짜 뉴스가 확대된 것은 생소한 중동 국가 문화에 대한 두려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상훈 천주교제주교구이주사목센터 '나오미' 사무국장은 "한국이 중동 문화에 대해 친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등 서양의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어서 많은 오해와 가짜 뉴스가 나온 것 같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오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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