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이래 최초로 총장후보가 자진 사퇴하는 초유의 상황에 직면한 서울대가 총장권한대행 체제 방안에 합의하며 수습에 나섰다.
15일 서울대 등에 따르면 이 대학 단과대학 학장과 대학원학장단은 지난 12일 정기 학사위원회를 열어 교육부총장의 임기를 늘려 총장권한대행을 수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학사위원회의 합의 사안은 오는 19일 임기가 끝나는 성낙인 현 서울대 총장에게 전달됐다.
이에 따라 강대희 교수(56·의과대학)의 후보 사퇴로 공석이 된 총장 자리는 현임 박찬욱 교육부총장이 당분간 맡게 됐다. 박 부총장의 유임 여부는 성 총장이 최종 판단하지만 학사위원회 결정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 부총장은 20일부터 새 총장이 선출될 때까지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총장후보 선출 과정에 역할을 했던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와 이사회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던 서울대 총학생회도 부총장 유임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최종 총장후보로 선출된 강 교수는 과거 성희롱·성추행 및 논문표절 논란에 휩싸여 지난 6일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이후 서울대 교수협의회와 서울대 평의원회, 학원장협의회는 총장 권한대행을 결정할 상설회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해왔다. 논의 과정에서 일부는 개혁적인 인물이 권한대행을 맡아야 된다고 주장했지만 19일 현임 총장 임기가 끝나는만큼 빠른 사태 수습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부총장 연임 및 권한대행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전해진다.
권한대행 체제는 총장 재선출을 위한 논의를 최우선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이지만, 재선거 실시여부 등 총장 후보 선출방식에 대한 전반적 논의가 필요한 만큼 이른 시일 내에 새 총장후보 선출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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