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손자녀를 돌보는 결혼이민자 부모의 체류가 더 쉬워진다.
법무부는 다음 달 2일부터 결혼이민자 부모 체류요건을 완화하는 개정안을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결혼이민자의 부모는 손자녀가 만 7세가 되는 해의 3월말까지 국내에 머무를 수 있게 된다. 이는 초등학교 취학 연령과 입학 적응기간을 고려한 것이다. 또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결혼이민자 가정과 세 자녀 이상을 키우는 가정의 경우에는 손자녀 나이와 상관없이 체류할 수 있다. 체류 기간은 최장 4년 10개월이다.
지금까진 손자녀가 만 6세가 되기 전까지 체류할 수 있었다. 또는 결혼이민자나 배우자가 중증질환이 있거나 손자녀가 장애가 있는 경우에 한해 국내에 머무를 수 있었다. 이로 인해 결혼이민자가 육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민원이 많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결혼이민자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싶어요'에 1만명 이상이 동참했다.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베트남 정상회담에서 "결혼이주 여성과 그 자녀들의 권익보호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직접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달 26일 '외국인 인권보호 및 권익증진 협의회'를 열어 결혼이민자 부모 등 가족의 체류요건 완화를 논의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결혼이민자의 한국 사회 적응을 지원하는 한편 어린 자녀들이 조부모들의 보살핌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편 개정안을 불법 취업에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결혼이민자 부모가 불법 취업을 해 2회 이상 적발되거나 그 외 가족이 불법 취업활동을 하다가 걸리면 출국 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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