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체육고등학교 학생 3명, 호수에 빠진 시민 구해

강원체육고등학교 학생 3명, 호수에 빠진 시민 구해



춘천 의암호에 차가 빠지자 거침없이 물에 뛰어든 체육고 학생 3명이 여성 운전자를 구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1일 오후 4시께 강원 춘천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체력 훈련을 하던 학생들은 멀리 의암호 쪽에서 "쾅"하는 굉음을 들었습니다.

"사람 살려요", "어떡해" 등 비명이 들려오자 이들은 곧바로 소리가 난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부리나케 도착하자 사람들이 호수 주위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20여m 떨어진 곳에 물속으로 가라앉는 승용차가 보였고, 그 옆에 한 여성이 허우적거렸습니다.

차가 트렁크만 보일 때쯤 학생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물속에 뛰어들었습니다.

여성을 뭍으로 꺼내는 데는 1분이면 충분했습니다.

이들은 전국체전에서 메달까지 딴 강원체육고 3학년 수영부 학생들입니다.

2일 오전 최태준(19), 성준용(19), 김지수(19)군은 앳된 얼굴로 쑥스럽다는 듯 쭈뼛거리던 학생들은 당시 상황을 묻자 스스로가 대견하다는 듯 얘기를 꺼냈습니다.

성군은 "상황이 급박해 본능적으로 뛰어들어야겠다"며 "막상 들어가면 위험한 상황에 처할지도 모르지만, 수영에는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학교에서 평소에 생존 수영과 인명 구조를 배워 그대로 했을 뿐이다"고 했습니다.

학생들은 당시 주위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기만 할 뿐 구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을 아쉬워했습니다.

이들은 "물속으로 뛰어들려고 하자 누군가 만류했는데 수영선수라고 밝히자 제지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여성을 구조하고 나서 학교 기숙사에 도착한 이들은 "고생했다"며 서로를 격려했습니다.

소문이 퍼지나 주위 친구들은 "어떻게 차가운 물 속으로 뛰어들 생각을 했느냐"며 영웅이라고 추켜세웠습니다.

이들에게는 당시 상황이 '운동을 하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이 됐습니다.

김군은 "만약 뛰어들지 않았다면 큰 후회가 남았을 것"이라며 "한번 낸 용기가 앞으로 선수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최군은 "수영을 배우길 잘했다"며 "만약에 육상을 했더라면 도와주지 못했을 것"이라며 밝게 웃었습니다.

이들은 중학생 때부터 6년 동안 운동으로 뭉친 친구입니다.

학교에서는 함께 물살을 가르고, 밖에서는 영화를 보거나 노래방에서 스트레스를 풀며 동고동락합니다.

각자 종목이 달라서 경쟁하기보다는 용기를 북돋는 사이입니다.

학생들을 만난 김웅일 교장은 일일이 끌어안으며 "국가대표가 되거나 메달을 따는 것보다 더 자랑스러운 일이다"며 격려했습니다.

학생들이 "소갈비가 먹고 싶다"고 하자 교장은 흔쾌히 "그러자"고 답했습니다.

입시를 앞둔 이들은 수영 국가대표를 향해 달려가거나 진로를 바꿔 다른 길을 선택하려는 등 각각 다른 장래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길을 가더라도 당시 경험은 삶에 큰 용기가 될 것이다"며 은빛 물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