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 대 가상화폐 사기단 검거…총책은 11년 만에 '덜미'

【 앵커멘트 】
시중에 유통도 안 되는 가짜 가상화폐를 만들어 1천억 원대 투자금을 가로챈 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사기단의 총책은 과거에도 3천억 원대 다단계 사기를 치다 해외로 도주해 11년 만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윤길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찰이 필리핀의 한 호텔로 올라갑니다.

잠시 후 체포된 남성, 가짜 가상화폐를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팔아넘긴 45살 마 모 씨입니다.

마 씨는 경호원을 동원해 총으로 무장까지 하고 다녔지만, 경찰은 필리핀 이민국과 공조해 마 씨를 붙잡았습니다.

▶ 인터뷰 : 체포 당시 영상
- "내가 한국 경찰 책임자니까 협조하란 말이에요. 쭉 협조하세요."

마 씨 일당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본 따 만든 '헷지비트코인'으로 6개월 만에 원금의 2배가 넘는 수익을 주겠다며 투자자들을 꼬드겼습니다.

▶ 스탠딩 : 윤길환 / 기자
- "이들은 이곳 경기도 수원을 비롯한 서울과 대전 등 22곳에 투자센터를 차려놓고 투자자들을 끌어모았습니다."

시중에 유통할 수도 없는 가짜 가상화폐로 2015년부터 1년 동안 피해를 본 사람들만 무려 3만 6천여 명.

투자 금액은 자그마치 1천552억 원인데, 현재까지 적발된 가상화폐 피해액으론 국내 최대 규모입니다.

▶ 인터뷰(☎) : 가상화폐 사기 피해자
- "워낙에 비트코인에 사람들이 관심이 많으니까, 기술력도 믿었고요. '아 정말 돈이 되는가 보다' 믿고…."

앞서 마 씨는 2006년에도 3천200억 원대 통신 다단계 사기로 적발된 후 해외로 달아나 11년째 도피 생활을 이어오다 이번에 검거됐습니다.

경찰은 국내 모집책 45살 권 모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22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범행을 총괄한 마 씨 등 3명에 대한 송환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길환입니다.

영상취재 : 김정훈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
화면제공 : 경기남부지방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