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28)씨는 최근 주유소를 방문했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기름을 넣기 위해 셀프주유소를 방문, 카드 결제 후 주유 노즐(주유건)을 뽑는 순간 '콸콸콸'하면서 기름이 터져나온 것. 김씨는 재빨리 노즐을 자동차 주유구에 꽂아 참사를 막았지만 이미 바닥에는 많은 양의 기름이 쏟아진 뒤였다.
최근 기름값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셀프주유소를 찾는 운전자들이 늘고 있다. 셀프주유소는 일반 주유소 대비 인건비 등이 적어 상대적으로 기름값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유 중 노즐에서 갑자기 기름이 쏟아질 수 있어 운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주유 노즐은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1·2·3단계로 주유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여기에 고정핀을 설치해 손잡이를 잡고 있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주유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사고는 노즐 손잡이에 고정핀이 걸려있을 때 발생한다. 고정핀이 고장났거나 누군가 고의로 고정핀을 걸어놓은 채 주유기에 걸어둘 경우 운전자가 노즐을 뽑는 순간 기름이 쏟아져 나오게 된다. 한푼이라도 더 아끼겠다고 셀프주유소를 찾은 운전자들이 바닥에 쏟아진 기름을 보며 망연자실하게 되는 대목이다.
문제는 또 있다. 경유(디젤)의 경우 인화점이 높아 상대적으로 위험이 덜하지만 휘발유(가솔린)은 낮은 인화점과 정전기 등 작은 에너지만으로도 불이 붙을 수 있다. 특히 지금처럼 건조한 날씨를 보이는 겨울철에는 정전기 축적이 쉬워 정전기 방전 발생 빈도가 다른 시기보다 높아진다. 기름이 쏟아지는 과정에서 정전기가 발생하거나 스파크가 튈 경우 큰 화재로 번질 수 있다는 얘기다.
셀프주유소를 자주 이용해 온 김씨의 경우 재빨리 대처해 피해를 줄였지만, 초보 운전자나 셀프주유소에 익숙지 않은 운전자들은 자칫 당황해 큰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한 주유소 관계자는 "주유건을 주유기에 체결할 경우 자동으로 고정핀이 해제되지만 간혹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면서 "노즐을 뽑기 전 손잡이가 제자리에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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