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는 23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심리하는 헌법재판소에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24일 밝혔습니다.
법무부는 40여쪽 분량의 의견서에 사실관계보다는 탄핵심판의 요건 및 절차에 관한 의견을 담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법무부는 헌재의 탄핵심판이 국회 탄핵소추 발의 및 의결 요건을 충족하고 헌재에 소추의결서 정본이 제출된 점을 들어 형식적으로 적법 요건은 일단 갖춘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의견서에는 관련 법리적 쟁점과 이에 관한 학설 및 결정례, 법무부 의견 등이 담겼습니다. 독일·미국 등 외국의 사례도 소개됐습니다.
법무부는 "법률사무의 소관부처로서 객관적 입장에서, 탄핵심판의 실체 요건과 절차 진행에 관해 쟁점과 학설 등을 제시하고 헌재의 심리와 판단에 참고될 만한 법률적 의견을 개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법무부는 다만 첨예한 문제인 사실관계의 인정 여부에 대한 의견은 유보했습니다. 특별검사 수사와 박 대통령과 공범으로 적시된 주요 피고인의 재판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점, 헌재의 심리를 통해 향후 사실관계가 확정돼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법무부가 국정 최고 책임자의 헌법 및 법률 위반이나 범죄 혐의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데 대해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박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됐지만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신분은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현웅 전 법무부 장관은 박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 형사 피의자로 입건된 지난달 말 "지금 상황에서 사직하는 게 도리"라며 사표를 냈습니다.
앞서 헌재는 이달 12일 법무부와 국회에 19일까지 의견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 관계기관의 의견서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는 헌재법에 따른 것입니다.
법무부 의견서는 헌재 심리 과정에 참고 자료로 활용됩니다. 헌재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쟁점과 법리가 제시된다면 향후 심판 절차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헌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쟁점이 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 때는 국회, 법무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이 의견서 제출을 요청받았습니다.
당시 법무부는 93쪽에 달하는 의견서에서 "탄핵소추 절차나 사유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며 탄핵의 부당함을 역설했습니다.
이날 현재 국회는 아직 헌재에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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