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 수위를 드러낸 상징적 증거물인 태블릿PC(이하 태블릿)의 사용자는 최 씨 본인이라고 검찰이 결론 내렸습니다.
박 대통령의 연설문 등이 일반에 공개되기 전에 담겼던 것으로 보도된 이 태블릿은 이번 사태가 게이트로 비화하는 계기를 제공했으나 최 씨 측에서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등 논란의 대상이 됐습니다.
검찰은 11일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최 씨가 그 태블릿을 사용했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다만, 최 씨 측은 법정에서 공방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어서 주목됩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관계자는 태블릿을 사용한 흔적을 분석한 결과,최 씨의 행적과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최씨가 이 태블릿을 사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최 씨가 2012년 7월 14∼29일, 2013년 7월 28∼8월 10일 독일을 방문했는데 이때 이동통신업체에서 보낸 독일 내 로밍요금 안내 메시지나 외교통상부가 발신한 영사콜센터 안내 문자 등이 해당 태블릿에서 수신됐습니다.
이 태블릿으로 일반 전화를 할 수는 없지만, 문자를 주고받는 기능이 있어 최 씨가 독일을 방문했을 때 태블릿을 이용해 사무실 직원에게 보낸 업무 지시 메시지도 확인됐다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검찰은 최 씨가 2012년 8월 14∼16일 제주도를 방문했을 때는 조카인 장시호 씨가 보유한 서귀포 빌라 인근에서 태블릿을 사용한 기록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최순실이 두 번 독일에 갈 때 태블릿PC도 따라갔다"며 "화물을 택배로 보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태블릿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사전에 열람하는 도구로도 활용된 것 외에도 문서 유출 당사자로 지목된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의 연락에도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보낸 문자를 태블릿에서 확보했으며 정 전 비서관 측에 남은 발신 시점과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최 씨 조카 장시호(37·구속기소) 씨와 측근 차은택(47·구속기소)·고영태(40)씨는 이달 7일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최씨는 태블릿 PC를 사용할 줄 모른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최 씨의 모바일 기기 조작 능력에 대한 주관적 평가는 배제하고 태블릿 속의 자료를 근거로 "결론부터 말하면 최순실 것이 맞다"고 강조했습니다.
태블릿에서는 정부 관련 문건이 50건 발견됐고 이 가운데 3건이 기밀이라고 검찰은 결론지었습니다.
최 씨에게 유출된 기밀은 태블릿에서 나온 것 포함해 모두 47건이 확인됐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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