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불법 대포차를 집중 단속해 2만개가 넘는 차량을 무더기로 적발했다. 대포차는 각종 범죄를 은폐하고 수사망을 피하거나 세금을 탈루하는 데 쓰이는 등 불법의 온상으로 통한다.
7일 경찰청은 지난 1월부터 11월 말까지 대포차를 연중 대대적으로 단속해 총 2만4601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대포차 사범 2만3805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51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적발된 대포차량 중 과태료가 체납됐거나 조직적 유통되는 등 명백한 불법성이 확인된 3440대는 회수 조치했다.
경찰의 올해 대포차 단속 실적을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9870대 적발·1941명 검거)과 비교해 검거 인원은 약 11배, 적발 대수는 약 1.5배 증가했다. 회수한 차량도 작년 62대에서 54배가량 늘었다.
경찰에 따르면 단속 유형은 차량 이전등록을 하지 않거나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례가 88.5%(2만 1785대)로 가장 많았다. 소유자와 운행자가 다른 불법운행자동차가 4.9%(1200대), 운행정지명령 위반차량 4.6%(1123대), 등록 말소된 무적차량 2.0%(493대) 순으로 뒤를 이었다.
경찰이 적발한 사례 가운데서는 조직폭력배가 개입해 대포차를 싼값에 사들이고서 인터넷으로 명의이전 없이 판매한 경우도 있었다. 불법 업자들은 급전이 필요한 카지노 고객에게 대출을 담보로 차량을 제공받아 위조 번호판을 단 뒤 유통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단속 실적 크게 늘어난 이유는 지난해 8월 자동차관리법 개정으로 대포차 운전자의 이전등록미필 위반 혐의를 지자체 특별 사복경찰관뿐만 아니라 경찰도 수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차 관련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관계 기관 협업체계 개선방안을 발굴하는 연구를 올해 말까지 완료한 뒤 이를 바탕으로 법령과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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