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가 잦아지는 연말을 맞아 경찰이 새벽 출근길 음주운전 단속을 시작해 숙취가 남은 상태로 운전하던 사람들이 줄줄이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일 오전 5시부터 오전 6시 30분까지 경찰 257명과 순찰차 100여 대를 투입해 62곳서 음주단속을 벌였다. 1시간 30분 동안 음주단속에 적발된 인원은 총 44명으로 이 중 면허취소는 14건, 면허정지는 29건에 달했다.
일부 운전자들은 경찰관에게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선유중학교 앞에서 적발된 권 모씨(44)는 “전날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맥주 500cc 5잔을 마시고 잠을 잔 뒤 출근하는 길이고 컨디션도 좋다”며 억울해했다.
경찰이 음주 측정 수치를 인정할 수 없으면 채혈을 요구할 수 있다고 안내하자 권씨는 “그럼 채혈하겠다”며 경찰관과 병원으로 향했다. 측정기 화면에 뜬 권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치인 0.099%였다.
송파구에서는 음주 단속 중인 경찰관을 보고 달아나다가 추격전 끝에 사고를 내고 면허를 취소당한 운전자도 나왔다. 장모씨(23)는 방이삼거리에서 단속 중인 경찰과 맞닥뜨리자 급히 핸들을 꺾어 중앙선 너머로 차를 돌려 달아났다.
장씨는 시속 80~100km 속력으로 도주했지만 잠실대교 남단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500m가량 더 달아나다 운전석 쪽 앞바퀴가 터지는 바람에 멈춰 섰다.
장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치인 0.078%로 측정됐다. 장씨는 음주운전 벌점 100점과 함께 도주 중 중앙선을 침범한 벌점 30점이 더해져 면허를 취소당했다. 연 누적 벌점이 121점이 넘으면 면허가 취소된다.
안병국 영등포서 경위는 “연말 모임과 회식을 하고 다음 날 아침 운전을 하는 시민들이 많다”며 “혈중에 알코올이 아침까지 잔류할 수 있어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디지털뉴스국 서정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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