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대선 승리는 ‘우주의 기운’ 덕분”
9일 미국 대선 표결 결과 세간의 예상을 뒤엎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되자 국내에서는 ‘국정농단 비선실세’ 사태의 주인공인 최순실과 연관시킨 풍자적 반응들이 인터넷을 도배했다.
네티즌들은 선거 직전까지 패색이 짙었던 트럼프 후보가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우주의 기운’ 덕분이라고 풍자했다. ‘우주의 기운’은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참가한 한 행사에서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ID가 ‘Zegree’인 한 트위터 사용자는 이날 출구조사 결과 트럼프 후보 우세 소식이 전해지자 “이게 말이 되나”며 “어쩌면 모든 우주의 기운이 트럼프를 도와주고 있는지도...”라고 포스팅했다. 또다른 트위터리안(ID: gargyKoo)은 “트럼프에게 우주의 기운이 모였다”며 풍자성 코멘트를 올렸다. 이외에도 “우주의 기운이 미국에도...”, “진짜 우주의 기운이 전 지구에 작용하나보다”, “트럼프 뒤에 최순실이 있다” 등 예상 밖 결과를 보여준 미국 대선을 최근 최순실 사태에 빗댄 풍자성 게시글들이 무더기로 올라왔다. 한 블로거는 “트럼프가 어부지리(클린턴 후보에 대한 FBI의 재수사 방침 발표)로 지지율이 상승효과를 얻고 대통령이 된다면 그 것을 우주의 기운이라고 말해도 된다”고 했다.
이번 대선결과를 최순실 사태에 빗대어 패러디한 합성사진들도 대거 등장했다. 최씨와 트럼프 당선자를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배치해 이번 미국 대선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된 동아시아 정세를 표현한 합성사진들이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 등장하기도 했다.
이날 국내 언론들이 트럼프 당선소식을 비중있게 다루기 시작하자 ‘최순실 사태’가 묻힐까 우려하는 반응들도 대거 나왔다. 한 페이스북 사용자는 “우주의 기운 뻗쳐, 트럼프 보우하사. 순실댁 소식 잦아들까, 마음 상하네”라는 농담 섞인 게시글을 올렸다.
[연규욱 기자 / 양연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