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외벌이가 되는 것이 무서워 아이를 갖지 못하는 한 30대 가장의 넋두리에 네티즌들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결혼과 현실 feat.저출산’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결혼한지 1년 6개월이 지난 33살 아저씨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결혼한 뒤 자신의 경제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도저히 아이를 가질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결혼을 할 당시 서울 외곽에 있는 집을 사면서 1억20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 결혼 당시 글쓴이가 산 집의 매매 가격과 전세 보증금의 차이가 3000만~4000만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결과적으로는 (집값이 올랐기 때문에) 잘 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값의 상승은 글쓴이에게 풍요로운 생활을 가져다주지 못했다. 글쓴이는 대출 원리금 상환, 자신과 아내의 생활비 등으로 한달 고정지출이 약 200만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맞벌이니까 부담이 적지만 아이가 생기고 나면 아내의 직업 특성상 외벌이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래서 우리나라 출산율이 낮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주위를 둘러봐도 금수저(부모로부터 물려받을 자산이 많은 부유층을 지칭하는 신조어)가 아닌 이상 비슷한 상황이더라”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나도 토끼 같은 아이를 갖고 싶다. 언제쯤 살기 좋아질까”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 글에 네티즌들은 크게 공감하며 자신의 상황도 비슷하다고 입을 모았다. 네티즌들은 “나도 아이를 포기했다. 둘이 먹고 살기도 힘들다”, “어지간한 중산층도 아이가 둘 이상이면 노후대책 포기하고 아이를 키운 뒤 자신의 노후생활 부담을 아이들에게 떠넘겨야 한다”, “(대출을 받아 집을 샀지만) 현실은 월세 80만원을 내고 사는 느낌이다”는 등의 댓글을 달았다.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