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문학을 대표한 소설가 이호철씨가 뇌종양으로 투병중 지난 18일 오후 7시32분 별세했다. 향년 84세.
1932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0년 한국전쟁에 인민군으로 동원돼 포로로 잡혔다가 풀려난 뒤 이듬해 1·4 후퇴 때 월남했다.
1955년 자신이 직접 경험한 부두 노동자의 삶을 다룬 단편소설 ‘탈향’으로 등단했다.
이후 60여 년간 장편소설 ‘소시민’, ‘서울은 만원이다’, ‘남풍북풍’, ‘그 겨울의 긴 계곡’, ‘판문점’, 연작소설 ‘남녘사람 북녁사람’ 등 작품을 통해 전쟁과 남북 분단의 아픔과 고통을 기록했다.
고인은 남북 분단의 비극을 압축된 필치와 세련된 언어로 표현했다는 평을 받으며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대산문학상, 3·1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2004년에는 독일어로 번역된 소설 ‘남녘사람 북녁사람’으로 독일 예나 대학이 주는 국제 학술·예술 교류 공로상인 ‘프리드리히 쉴러’ 메달을 받기도 했다.
고인은 1974년 유신헌법 개헌 반대 서명을 주도했다가 ‘문인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혐의로 투옥되기도 했지만 법원의 재심으로 2011년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중국, 일본은 물론 독일, 프랑스, 폴란드, 헝가리, 러시아 등 유럽과 영미권에서 번역·출간돼 분단의 현실을 세계적으로 알리며 호평 받았다.
고인은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대표, 한국소설가협회 공동대표, 한국문인협회 고문 등을 역임했으며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민자 여사와 딸 윤정씨가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 병원. 장지는 광주광역시에 있는 국립 5·18 민주묘지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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