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실세로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한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이 대우조선해양에 투자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19일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이날 오전 강 전 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강 전 행장은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대우조선이 자신의 지인 김모씨의 바이오 업체 B사에 거액을 투자하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를 받고 있다. 대우조선은 2012년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 에탄올 생산기술 개발’이라는 B사의 연구개발 사업에 55억원 지원을 결정했다. 대우조선은 지분 투자와 연구개발(R&D) 지원을 명목으로 2013~2014년 B사에 자금을 지원했지만 강 전 행장이 퇴임한 뒤에는 지원을 끊었다.
부당한 투자압력 행사 의혹에 대해 강 전 행장은 “2011년 부임해 B사에 투자를 검토해 볼 것을 권고한 것은 사실이지만 부정한 청탁이나 강압은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 밖에 강 전 행장은 주류 수입업체 D사의 관세분쟁에도 개입해 B사 김씨가 부당한 이득을 챙기도록 도운 혐의도 받는다. 김씨는 2011년 5월 관세청과 관세 부과로 분쟁 중이던 주류 수입업체 D사로부터 조세 관련 공무원에 로비해 주겠다면서 3억25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최근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강 전 행장이 자신의 고교 동창인 임우근 회장이 경영하는 한성기업이 산업은행으로부터 거액의 대출을 받게 도왔다는 의혹에 관해서도 추궁 중이다. 한성기업은 2011년 산업은행에서 18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한성기업의 관계 회사까지 더하면 총 대출액은 240여억원에 달한다. 이 금액은 한성기업의 신용등급, 재무 여건 등과 비교할 때 정상적 대출 한도보다 더 많은 액수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강 전 행장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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