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66·구속 기소)의 연임을 위해 민유성 전 KDB산업은행장 겸 산은금융그룹 회장(62) 등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벌인 혐의로 홍보대행업체 N사 대표 박 모씨(58·여)가 22일 검찰 조사를 받는다.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 수사와 관련해 박씨를 22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고 21일 밝혔다. 박씨는 20억여 원을 받고 산업은행에 남 전 사장의 연임 로비를 벌인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받고 있다. 산은은 대우조선해양의 모회사이자 주채권은행이다.
검찰은 남 전 사장 시절인 2009년 대우조선해양과 N사가 3년 간 20억원대 홍보 용역 계약을 맺은 사실을 확인했다. 남 전 사장이 물러난 후 고재호 전 사장(61·구속 기소) 때는 N사와의 거래 액수가 연간 1억원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5월부터 정성립 현 사장(66) 체제가 들어선 뒤로는 N사와의 계약이 해지됐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이 N사에 업계 관행보다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건넨 것을 남 전 사장 연임 로비에 대한 대가성 특혜로 보고, 지난 8일 N사와 박씨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과 N사 임직원들로부터 박씨와 남 전 사장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 전 사장은 2006년 3월 대우조선해양 최고경영자(CEO)가 된 후 2009년 3월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지만 2012년 초 3연임에는 실패해, 회사 고문으로 내려왔다.
남 전 사장이 연임에 성공한 시기의 산은은 민 전 행장이 이끌고 있었다. 박씨는 민 전 행장 등 이명박정부의 여러 정·관계 인사들과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씨 조사를 마치는대로 그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또 박씨 조사 내용을 토대로 민 전 행장의 소환도 곧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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