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 독산동과 강남구 수서동을 잇는 총 사업비 2조4612억원 규모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가 착공 9년여 만에 모습을 드러낸다.
20일 서울시는 강남순환로의 1단계 13.8km 구간이 다음달 3일 오후 2시에 정식 개통한다고 밝혔다. 일부 지하차도 구간을 제외한 2단계 9.1km 구간도 같은 날에 임시개통해 사실상 전 구간 통행이 가능해지게 된다.
기존 올림픽대로·남부순환로 등에 의존했던 서울 남부 동서간 교통량이 분산되면서 이동시간이 대폭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강남순환로 이용 시 독산동에서 우면동까지 차량으로 30분 안팎이면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부간선도로·남부순환로를 이용한 기존 동선보다 30분 이상 단축된 시간이다.
2007년 착공한 강남순환로는 연장 22.9km 왕복 6~8차로 규모로서 남부순환로의 상습 정체를 완화하고 부족한 서울 남부 도로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이다. 민간 사업자 ‘강남순환도로’가 운영하는 민자구간 12.4km와 서울시가 공공재원으로 건설한 재정구간 10.5km로 구성된다.
정식 개통하는 1단계 구간은 금천구 시흥동 금천영업소∼관악IC∼사당IC∼서초구 우면동 선암영업소 등 민자 구간 12.4km, 양 옆으로 연계되는 재정구간 1.4km이다. 관악터널(4990m), 봉천터널(3230m), 서초터널(2653m) 등 대규모 장대터널이 포함돼 도심을 관통한다. 자동차전용도로로 지정돼 이륜자동차 통행을 제한하며, 환경부 환경영향평가 협의에 따라 10톤 이상 화물차량 통행도 막는다.
금천구 독산동~소하JCT와 선암영업소~수서IC 등 2018년 준공 예정인 재정구간은 임시개통한다. 염곡동서지하차도·매헌지하차도 등 일부 지하차도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신호등이 있는 기존 지상도로가 있기 때문에 통행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통행료는 승용차 기준 영업소 별로 1600원, 17인승 이상 버스 포함 중형자동차는 2800원이다. 민자구간 양 끝단에 있는 금천영업소와 선암영업소를 통과할 때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금천구 시흥동에서 서초구 우면동까지 두 영업소를 모두 지나는 승용차의 경우 영업소 별로 1600원씩 두 번에 걸쳐 총 3200원을 부과하는 식이다. 양 영업소 가운데 한군데만 통과해 관악IC나 사당IC로 진출하는 경우는 요금이 한 번만 부과된다. 관악IC~사당IC 구간만 이용한 경우는 무료로 통행할 수 있다. 서울시는 1km당 요금이 258원 수준이라 다른 민자도로인 용마터널(420원)이나 우면산터널(845원)에 비해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강남순환로 개통으로 침체됐던 서울 서남권 경제에 활기가 돌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서부간선지하도로가 완공되는 2021년에는 서울 북부 내부순환로와 연계가 강화돼 서울 전체 교통이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개통 초기 강남순환로 일부 구간과 주변 도로에서 교통 혼잡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신호체계 개선 등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강남순환로가 서울 서남권의 교통불편을 해결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나머지 구간도 조속히 완공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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