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서울청사에 침입해 ‘국가직 지역인재 7급 공무원 시험’ 성적을 조작한 송 모씨(26)가 추천대상 자격요건 시험에서도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약시 응시생에게 시험시간이 20% 더 주어지는 점을 악용해 허위 ‘약시’ 진단서로 다른 수험생보다 시험시간을 15~16분 더 받았다.
12일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송씨가 추천 자격 요건 시험인 한국사검정시험, 토익시험을 치를 때 이같은 수법으로 부정행위를 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지난해 1월 24일 국사편찬위 주관 한국사검정시험에서 모 대학병원에서 허위로 발급받은 교정시력 0.16의 약시 진단서를 제출했다. 송씨는 “시력 검사를 받는 동안 계속 ‘안 보인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송씨는 이 진단서로 80분이 아닌 96분 동안 시험을 치렀다.
그는 그해 2월 7일 치른 토익시험에서도 같은 진단서를 제출했다. 독해평가(R/C)에서 75분이 아닌 90분 동안 문제를 푼 송씨는 불과 6~7달 만에 토익 점수를 100점 이상 올렸다.
이같은 부정행위로 송씨는 지역인재 7급 시험 자격요건을 채웠다. 지역대학에서 인재를 추천받아 공무원을 선발하는 이 제도의 추천 자격요건은 학과성적 상위 10% 이상, 한국사시험 2급이상, 토익 700점 이상 등이다.
경찰은 송씨가 서울 신림동의 한 공무원시험 학원에서 훔친 지역인재 선발 1차 시험 문제지를 다른 응시생과 공유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같은 문제지를 활용한 5개 대학 응시생 107명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보강수사를 마치는 14일께 송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송씨는 2월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정부서울청사에 총 5차례 침입해 7급 공무원 필기시험 성적과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혐의로 6일 구속됐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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