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10명 중 4명이 방송 프로그램의 등급제를 무시하고 ‘19금’ 영화나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9일 서울대 산학협력단에서 제출받은 ‘청소년 방송·통신 콘텐츠 이용 실태 분석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조사 연구팀이 지난해 5월 전국 만 9세부터 18세 남녀 청소년 149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9세 이상’ 등급의 영화 및 드라마를 시청한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총 566명으로 전체의 38%로 나타났다. 이 중 남학생은 301명(53%)으로 여학생 265명(47%)보다 많았다.
청소년이 ‘19세 이상’ 등급 프로그램을 가장 많이 보는 시간대는 밤 11시로 온가족이 모이는 주말보다 혼자 시청할 수 있는 주중에 자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의 비중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 응답자 542명 중 184명(34%)이 ‘19세 이상’ 등급 프로그램을 시청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대다수인 536명이 ‘15세 이상’ 등급의 프로그램을 시청한 것으로 조사돼 ‘12세 이상’과 ‘15세 이상’ 등급의 구분이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청소년의 인식 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연구팀이 지난해 11월 전국 만 14세부터 18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66명(47%)이 ‘방송시청 등급제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244명(24%)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TV 시청이 가구 내 공동공간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청소년의 유해 프로그램 시청은 매우 높은 수치”라며 “특히 영화 채널의 영화 프로그램 시청에 대해 부모의 인식이 필요하며, 기타 채널의 경우에도 청소년 제한 등급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과 시청 교육에 대한 지침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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