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어 매서운 한파에도 불구하고 난방도 못 한 방에서 영양실조로 숨진 60대 가장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어려운 형편에 아픈 딸을 부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이 남성은 돈이 없어 장례조차 치르지 못할 형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24일 오전 11시께 남구의 한 주택에서 A 씨(66)가 숨을 쉬지 않아 딸(45)이 119구급대에 신고했다. A 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A씨가 지난 24일 오전 10시30분께 대사 및 영양 장애가 원인이 돼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발견 당시 A씨의 몸무게는 40㎏ 정도에 불과했다.
A씨는 나이가 많았지만 건강이 좋지 않은 딸을 위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꾸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건강이 나빠져 두 달 전에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지냈다. 밥을 못 먹을 정도로 몸이 안 좋아 두유 등 음료수만 먹고 버텼다. 형편이 어려워 병원 진료는 엄두도 못 냈다.
A씨의 딸은 아버지를 돌보려고 며칠 전에 식당 주방보조 일자리를 겨우 구했지만 한달이 되지 않아 이렇다 할 수입은 없었다. 경찰 조사결과 A씨 가족은 한 달 전 관할 구청에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하고 지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A씨 부녀는 주변에 일가친척조차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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