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이를 기다리다 임신이 되지 않자 미혼모가 낳은 아이를 불법 입양해 키운 부부에게 법원이 선처를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이은명 판사는 다른 사람의 아이를 허위로 자신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올린 혐의(공전자기록등 불실기재)로 기소된 김 모씨(41) 부부에 대해 선고를 유예했다고 20일 밝혔다.
선고유예는 유죄 판단은 내리되 2년 동안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범죄 사실을 없던 일로 해주는 법원의 선처다.
이 판사는 “김씨 부부가 가정법원에 딸에 대한 입양 허가를 청구해둔 상태여서, 입양 허가가 나면 처벌할 혐의가 사라진다”며 이 같이 판단했다. 아울러 부부가 난임 때문에 고생하다 불법 입양을 저질렀지만 현재 아이를 잘 키우고 있고,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가지 않도록 여러 사정을 참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3년 김씨 부부는 브로커에게 300만원을 주고 미혼모를 소개 받았다. 시험관 시술로 첫 아이를 어렵게 낳은 뒤 둘째 임신을 고대하다 잘못된 방법을 택한 것이다. 부부는 미혼모가 낳은 딸을 건네 받아 직접 출산한 것처럼 허위로 출생신고까지 마쳐 키웠지만 2년 뒤 생모가 경찰에 이 사실을 신고하면서 재판에 넘겨졌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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