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4월 울산의 한 대형 정유사에서 발생한 원유저장탱크 기름 누출 사고 원인은 전형적인 안전불감증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울산지법 형사5단독(재판장 정성호 판사)은 위험물안전관리법 위반으로 기소된 정유업체 A사 법인에 대해 벌금 1000만원, 이 회사 간부 B씨(48)와 C씨(59)에 대해 각각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피고인들은 2014년 4월 원유저장탱크에서 15만4000여배럴(2400여만ℓ)의 기름이 누출된 사고와 관련 안전 관리 업무를 소홀히 해 근로자와 소방관 등 수백여명에게 피해를 주고, 오염된 토지 정화 비용 등 150억원 상당의 피해를 발생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원유저장탱크를 관리 감독하는 B씨는 전문성이 떨어지는 직원에게 저장탱크 보수 작업을 맡기고, 탱크의 원유를 섞는 주요 장치인 믹서기의 진동수치가 허용기준치를 훨씬 넘어섰음에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고하는 등 업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장탱크의 배관 정비를 담당하는 C씨는 고도위험시설인 믹서기의 위험등급이 2등급으로 특별 관리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진동측정기를 이용한 정확한 점검을 하지 않고, 믹서기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는 의견도 묵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사고 당시에도 저장탱크의 안전 진단없이 원유를 추가로 하역하는 작업을 하고, 하역 전에 실시해야 하는 저장탱크 안의 슬러지 제거 작업도 하지 않아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다. 특히 원유가 누출된 지 1시간이 지나서야 원유 이송 작업을 시작하고, 소방서 신고도 안해 기름 누출 2시간 뒤에 관할 소방서가 사고를 알아채고 뒤늦게 출동하는 등 사고 이후 조치도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업무상 과실로 사고 발생을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 점은 인정되지만 원유 유출에 따른 추가적인 인명 피해가 없었고, 사고 이후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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