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등골브레이커'로 불리는 터닝메카드부터 레고까지 신상 장난감에 부모들이 신음하는 연말연시. 올해는 우리 전통놀이에도 관심을 가져보는 게 어떨까요?
한국의 전통놀이는 120년 전 외국인도 책 한 권으로 다룰 정도로 다채로운 게 특징입니다.
미국 필라델피아 펜실베이니아대의 고고학박물관장이자 당대 저명한 인류학자였던 스튜어트 큐린은 1895년 당시 조선에서 현존하던 놀이 97종을 다룬 책 '한국놀이와 중국·일본의 놀이(Korean Games with Notes on the Corresponding Games of China and Japan)'를 출간했습니다.
책에서 수없이 나오는 한국어 음역은 한영사전이 없던 때라 1880년 신부들이 만들어 일본에서 인쇄한 한불사전을 이용했습니다. 팽이는 'Hpang-i', 윷놀기는 'Nyout-Nol-Ki'로 표기됐습니다.
팽이의 경우 원통형 팽이, 작은 팽이, 엎어진 고깔형 팽이와 팽이채를 상세히 그렸습니다. 북쪽 에스키모인과 남쪽 페루인까지 팽이치기를 했다는 주석도 달아 국내 손성태 배재대 교수 등은 이 책을 우리 민족 대이동의 근거로 제시하기도 합니다.
윷놀이와 관련해선 "볼록한 면이 나오면 '엎어졌다', 평평한 면이 나오면 '자빠졌다'고 하고 '윷'이나 '모'가 나오면 '좋다'고 외친다"고 적으며 "인디언 부족들도 똑같은 방식으로 게임을 하고 '좋다'고 외쳤다"고 썼습니다.
팽이나 윷, 연처럼 친숙한 놀이 외에 이등춤 추기, 설마 타기, 눈 싸매기 놀이, 자세 두기(공기놀이와 비슷), 종경도 치기, 쌍륙 치기 등 현재에는 다소 생소한 놀이도 세부적으로 소개됐고 생생한 삽화도 담겼습니다.
당시 서구인들이 동양 삼국을 다룰 때 대부분 중국이나 일본을 주인공으로 했음에도 큐린의 책은 한국의 문화 위주로 다루고 중국과 일본을 '들러리'로 쓴 최초의 책이어서 의미가 있기도 합니다.
또 이 책은 이젠 우리 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진 전통놀이의 원형을 찾아줬으며 각 놀이의 정확한 이름을 알려줬습니다. 120년 전 한국의 전통놀이에 관한 자료는 국어로는 물론 어느 언어로도 없었습니다.
책을 펴낸 배경도 극적입니다.
고종은 1882년 체결한 한미우호통상조약의 미국 대표였던 당시 미 극동함대 사령관 슈펠트 제독의 딸을 조선으로 초청했습니다.
1886년 조선에 온 그는 부산에 살던 당대 유명한 풍속 화가 김준근에게 부탁해 22장의 한국놀이 그림을 받아갔습니다. 놀이에 대한 설명은 1883년 시카고국제박람회 조선 대표로 참가한 박영규의 구술을 받았다. 제독 딸이 받은 그림과 박영규의 설명이 큐린 책의 바탕이 됐다고 합니다.
큐린은 또 철저히 한국의 놀이 위주로 중국과 일본을 비교했습니다.
'태껸하기'에 대해선 "주로 발로 상대방을 차는 경기이며 목적은 상대를 쓰러뜨리는 것입니다. 똑같은 경기가 일본에도 있으나… (중략) 중국 광동에서 미국에 온 노동자들도 이 경기를 모른다"고 기술했습니다.
재미 민간사학자 유광언씨는 25일 "김준근 선생의 한국 놀이 그림들은 현재 펜실베이니아대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데 이렇게 일괄해 한국에 대량 공개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전통놀이는 120년 전 외국인도 책 한 권으로 다룰 정도로 다채로운 게 특징입니다.
미국 필라델피아 펜실베이니아대의 고고학박물관장이자 당대 저명한 인류학자였던 스튜어트 큐린은 1895년 당시 조선에서 현존하던 놀이 97종을 다룬 책 '한국놀이와 중국·일본의 놀이(Korean Games with Notes on the Corresponding Games of China and Japan)'를 출간했습니다.
책에서 수없이 나오는 한국어 음역은 한영사전이 없던 때라 1880년 신부들이 만들어 일본에서 인쇄한 한불사전을 이용했습니다. 팽이는 'Hpang-i', 윷놀기는 'Nyout-Nol-Ki'로 표기됐습니다.
팽이의 경우 원통형 팽이, 작은 팽이, 엎어진 고깔형 팽이와 팽이채를 상세히 그렸습니다. 북쪽 에스키모인과 남쪽 페루인까지 팽이치기를 했다는 주석도 달아 국내 손성태 배재대 교수 등은 이 책을 우리 민족 대이동의 근거로 제시하기도 합니다.
윷놀이와 관련해선 "볼록한 면이 나오면 '엎어졌다', 평평한 면이 나오면 '자빠졌다'고 하고 '윷'이나 '모'가 나오면 '좋다'고 외친다"고 적으며 "인디언 부족들도 똑같은 방식으로 게임을 하고 '좋다'고 외쳤다"고 썼습니다.
팽이나 윷, 연처럼 친숙한 놀이 외에 이등춤 추기, 설마 타기, 눈 싸매기 놀이, 자세 두기(공기놀이와 비슷), 종경도 치기, 쌍륙 치기 등 현재에는 다소 생소한 놀이도 세부적으로 소개됐고 생생한 삽화도 담겼습니다.
당시 서구인들이 동양 삼국을 다룰 때 대부분 중국이나 일본을 주인공으로 했음에도 큐린의 책은 한국의 문화 위주로 다루고 중국과 일본을 '들러리'로 쓴 최초의 책이어서 의미가 있기도 합니다.
또 이 책은 이젠 우리 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진 전통놀이의 원형을 찾아줬으며 각 놀이의 정확한 이름을 알려줬습니다. 120년 전 한국의 전통놀이에 관한 자료는 국어로는 물론 어느 언어로도 없었습니다.
책을 펴낸 배경도 극적입니다.
고종은 1882년 체결한 한미우호통상조약의 미국 대표였던 당시 미 극동함대 사령관 슈펠트 제독의 딸을 조선으로 초청했습니다.
1886년 조선에 온 그는 부산에 살던 당대 유명한 풍속 화가 김준근에게 부탁해 22장의 한국놀이 그림을 받아갔습니다. 놀이에 대한 설명은 1883년 시카고국제박람회 조선 대표로 참가한 박영규의 구술을 받았다. 제독 딸이 받은 그림과 박영규의 설명이 큐린 책의 바탕이 됐다고 합니다.
큐린은 또 철저히 한국의 놀이 위주로 중국과 일본을 비교했습니다.
'태껸하기'에 대해선 "주로 발로 상대방을 차는 경기이며 목적은 상대를 쓰러뜨리는 것입니다. 똑같은 경기가 일본에도 있으나… (중략) 중국 광동에서 미국에 온 노동자들도 이 경기를 모른다"고 기술했습니다.
재미 민간사학자 유광언씨는 25일 "김준근 선생의 한국 놀이 그림들은 현재 펜실베이니아대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데 이렇게 일괄해 한국에 대량 공개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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