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변태 성관계 요구 남편, 위자료 5000만원 지급하라”

아내에게 변태적인 성관계를 요구한 남편에 대해 법원이 혼인 파탄의 책임을 물어 위자료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이은애)는 남편 A씨가 아내 B씨를 상대로 낸 사실혼 파기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과 같이 “B씨에게 위자료 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클럽에서 만난지 1년 만에 결혼식을 올린 두 사람은 1년이 채 못 돼 완전히 별거하게 됐다. A씨가 강압적이고 변태적인 성행위를 요구하면 B씨가 이를 거부하며 도망치는 일이 되풀이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A씨는 부부관계에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자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A씨는 B씨가 우울증을 숨겼고 결혼 뒤에도 예전에 사귀던 남자친구와 이메일을 주고받는 등 혼인 파탄의 책임이 B씨에게 있다며 자신이 쓴 신혼여행 경비와 주거비 등 3300만여원과 위자료 7000만원을 달라고 소송을 냈다. B씨도 혼수와 예단 등에 쓴 비용 5200만여원과 위자료 7000만원을 달라고 맞소송을 냈다.

법원은 사실혼 관계 파탄의 책임이 A씨에게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는 피고가 원치않는 형태의 성행위를 집요하게 지속적으로 요구해 갈등의 근본 원인을 제공함으로써 부부 사이의 신뢰와 애정을 심각하게 손상시켰으므로 혼인관계 파탄의 책임은 원고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결혼식과 예단 비용, 주거비 등을 돌려달라는 양쪽의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