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4 지방선거 당일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를 무단 입수해 사용한 혐의로 손석희 JTBC 사장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등에서 지상파 3사 예측조사 결과를 확보한 뒤 이를 보도에 활용한 혐의(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손 사장과 보도 담당 간부 등 6명과 JTBC 법인을 기소 의견으로 29일 검찰에 송치했다.
이와 함께 출구조사 용역기관이면서 예측조사 결과를 외부에 유포한 M사 고위 임원 김모 씨에 대해서는 업무상 배임 혐의를 추가 적용해 송치했다. 아울러 김 씨로부터 예측조사 결과를 이메일로 받아 내부보고 용으로 활용한 대기업 직원 김모 씨 역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에 따르면 JTBC 측은 지난해 6월 4일 오후 5시32분 정치부 기자들이 다수 참여하는 채팅방에서 예측조사 결과를 취득한 뒤 이를 자체 선거방송 시스템에 입력해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 결과 방송3사가 오후6시 정각부터 예측조사 결과를 내보된 뒤 불과 수 초만에 동일한 내용으로 방송을 할 수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 3사가 24억원을 들여 만든 영업비밀(예측조사 결과)를 JTBC가 불법적으로 취득해 누설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양벌규정에 따라 손 사장 등 임직원과 함께 JTBC 법인에 대해서도 함께 기소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사에서 경찰은 JTBC와 별건으로 여론조사 기관인 M사 고위 임원이 예측조사 결과를 특정 대기업 직원에게 유출시킨 사실도 추가로 적발했다. M사 임원 김모 씨는 이메일을 통해 국내 유명 대기업 부장급인 김모 씨에게 예측조사 결과를 넘겨 업무상 배임 혐의가 추가로 적용됐다.
경찰은 대기업 부장인 김씨가 이를 자사 전략실 내부보고 용으로 활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부정경쟁방지법 조항을 적용했으나 구체적으로 예측조사 결과가 기업 내부에 어떻게 활용됐는지는 최종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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