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초등학생이 마트에서 사탕을 훔치다가 적발됐으나 경찰관과 마트 주인은 이를 용서하고 온정을 베풀었다.
23일 전북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6시 50분께 익산시내 한 마트에서 A(7·초등학교 1학년)양이 사탕을 훔치다가 주인에게 발각됐다. 마트 주인은 훈계 차원에서 A양을 경찰에게 넘겼다.
A양은 처음에 범행을 부인했지만 나중에는 "사탕이 정말 먹고 싶어 훔쳤다”며 싹싹 빌면서 눈물까지 흘렸다.
현장에 출동한 익산경찰서 신동지구대 박완근(50) 경위는 인적사항을 파악안 뒤 A양의 할머니를 불러 조사했다.
A양 할머니의 입에서는 기구한 사연이 흘러나왔다.
A양 어머니는 4년 전 잠을 자다가 돌연사했고 실직한 아버지는 전국을 떠돌며 직장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A양과 할머니는 단둘이 살면서 1년 전 숨진 할아버지의 보험금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었다.
이를 가만히 듣고 있던 마트 주인 박모(34)씨는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경찰에 전한 뒤 A양에게 과자 종합선물세트를 선물했다.
박씨는 "처음부터 사탕이 먹고 싶다고 했다면 줬을 것”이라며 "훈계의 뜻으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비슷한 또래의 딸을 키우는 처지에서 마음이 참 아팠다”고 말했다.
조사를 마친 박 경위도 A양과 할머니에게 사과 한 상자와 유제품 세트를 전달하며 "힘들어도 참고 열심히 살자.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돼 달라”고 A양의 손을 잡아줬다.
연방 감사와 사죄의 인사를 하던 A양과 할머니의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박 경위는 "펑펑 울고 있던 A양을 보니 안쓰러웠고 딱한 사연까지 들으니 마음이 더 안 좋았다”며 "앞으로 A양의 집에 자주 들러 보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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