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미끼로 수십억원을 받아 챙긴 기아차 광주공장 전·현직 노조간부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광주경찰청 수사2계는 22일 기아차 광주공장 생산직에 취직시켜주겠다면서 32억원을 받아 가로채고 상습도박을 한 혐의(특경법 사기·상습도박)로 전 노조 간부 홍모씨(34)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취업을 희망하는 친적이나 지인의 자녀들을 홍씨에게 소개하고 돈 일부를 받아 챙긴 혐의(특경법 사기)로 기아차 광주공장 직원 김모씨(42) 등 2명과 17억원대 상습 도박판을 마련한 혐의(도박장 개설) 등으로 직원 조모씨(34)에 대해서도 각각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홍씨 등과 함께 도박을 벌인 혐의(상습도박)로 기아차 광주공장 직원 27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홍씨는 "기아차 고위임원과 친하고 노조 간부 경험이 있어 신입사원에 채용시켜 줄 수 있다”고 속여, 친척 등 60여명에게 1인당 3000만~1억2000만원씩 모두 32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직원 김씨 등은 주변사람들에게 1인당 최고 1억2000만원을 받는 등 20여명게게 15억원을 받아 홍씨에게 건네고 일부는 자신이 챙긴 혐의다. 홍씨 등은 이 돈으로 지난 2010년 3월부터 올해 10월까지 4년간 동료 직원 27명과 공장근처 원룸에서 122회에 걸쳐 17억원대 상습도박을 벌인 혐의도 받고 있다. 홍씨는 도박빚을 갚기 위해 취업사기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취업이 되지 않은 피해자들이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면 다른 피해자를 속여 돌려막기 식으로 범행을 계속했으며 가로챈 돈 대부분은 도박으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조씨는 원룸을 임대해 매회 30만원의 방값을 받고 도박장소를 제공했고 홍씨 등에게 도박자금을 대주는 역할을 했다.
도박을 한 일부 기아차 직원들은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채를 끌어다 쓰고 이를 갚지 못해 봉급을 압류를 당하거나 살고 있는 아파트가 근저당이 설정되기도 했다.
[광주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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