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사진 4점 1억대 구입 김혜경 "투자가치 보고 샀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사망) 사진 4점을 비싸게 구입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혜경 한국제약 대표(52·여)가 투자가치를 보고 산 것이라고 맞섰다.
60억 원대 횡령·배임·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변호인은 8일 오전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이재욱)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유명 평론가들이 투자가치를 인정해 산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2012년 6월 상품가치가 없는 유씨의 사진 4장을 한국제약 돈으로 1억1000만 원에 사들여 한국제약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한국제약 제품을 80% 이상 판매하는 다판다 대표이사가 (유씨 사진을) 구입해 달라고 요청해 거절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면서 "배임의 고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씨측은 이를 포함해 횡령·배임·조세포탈 등 8가지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2011년 5월 세모와 영업권 양도 계약을 체결한 뒤 계약금과 중도금 명목으로 받은 16억 원을 자신의 대출을 갚는 데 사용한 혐의에 대해 "물품대금 선급금 등으로 적법하게 지급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미국 등지에서 한국제약 명의의 법인 카드로 1억49000만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사실이 있지만 샘플 구입에 9000만 원을 사용하는 등 업무를 위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녹색 수의에 검은테 안경을 쓰고 법정에 출석한 김씨는 퇴정할 때 지인들과 눈인사를 나눌 정도로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다음 재판은 내년 1월 12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