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 병원'을 차려 보험설계사와 한패가 돼 가짜 환자를 입원시키는 방법으로 요양급여 5억여원을 받아챙긴 병원 관계자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9일 사기 혐의 등으로 송파구 모 한방병원 이사 이 모씨(54·여)를 구속하고 병원 관계자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1년 11월께 강동구 길동에 사무장 병원을 차려 치료내역을 부풀린 뒤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5억2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광진구 구의동에 한방병원을 운영하던 남편 A씨(54)가 뜯어낸 요양급여 5억 8000만원을 추징당할 처지가 되자 기존 병원을 문 닫고 새 병원을 차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해당 병원에 허위 입원해 28개 보험사로부터 총 28억 5000만원의 보험금을 뜯어낸 환자와 보험설계사 245명도 입건해 조사 중이다. 보험금을 가로채 입건된 환자 중에는 대전지역 국립대 교수 이 모씨(56)와 프로축구 2군 선수 강 모씨(23)를 비롯, 현직 초등학교 교사, 소방관, 예술인 등도 대거 포함됐다. 상당수가 입원 등록만 하고 가끔 들러 통원치료만 받는 수준에 머물렀다. 아예 병원에 가지도 않은 채 보험설계사 등을 통해 허위진단서를 발급받은 경우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입건된 환자들은 입원기간의 절반 이상 식사를 하지 않았고, 외출·외박일이 30% 이상인 사람들"이라며 "역시 허위환자로 의심되는 50여 명을 수사 중이며 필요시 추가로 입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시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