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오르면 금연치료제 30% 가격으로 구매

내년부터 담뱃값이 2000원 인상되면 흡연자의 금연치료의약품 구매 비용이 현재의 30%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6~12주의 금연프로그램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돼 흡연자가 가까운 병원에서 싼 값에 금연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담뱃값 인상으로 늘어나는 건강보험재정 활용방안'을 25일 공개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한 갑(2500원 기준)당 354원인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이 담뱃값 2000원 인상으로 내년부터 841원으로 오르면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수입 증가로 건보 재정 지원 규모도 올해(1조191억원)보다 약 5000억원 가량 늘어난 1조5185억원으로 증가하게 된다.
정부는 늘어난 5000억원 중 2000억원을 금연치료에 대한 보험적용에 사용하고 약 3000억원은 흡연과 관련된 질환의 조기진단과 치료 등 보장성 확대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금연치료를 희망하는 흡연자가 6~12주의 금연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면 진료, 교육, 상담, 처방, 약제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복지부는 의사와 전문상담인력을 통해 니코틴의존성 진단, 금연 상담 등을 6~12회 제공하고 상담료 등 수가를 개발해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금연 프로그램은 보건소에서만 운영했는데 여기에 참가하는 흡연자는 보건소에서만 니코틴 보조제를 무료로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금연프로그램이 일반 의원까지 확대되고 의료기관이나 약국에서도 니코틴보조제를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의사가 부프로피온이나 바레니클린 등 금연치료의약품을 처방하면 약 값의 30% 이하 금액만 내고 살 수 있도록 건보 지원이 이뤄진다. 현재 금연치료의약품은 건보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자가 한 달 동안 적게는 2만~5만원 정도를 부담하고 있다. 복지부는 금연치료 활성화와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금연프로그램을 이수한 사람에 대해 부담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환급하는 인센티브 제공 방안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밖에 복지부는 흡연과 밀접한 호흡계 질환(만성폐쇄성 폐질환 등)과 신생아 및 출산장애 관련 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담뱃값 2000원 인상을 가정한 것이기 때문에 국회 통과 과정에서 인상 폭이 줄어든다면 건보를 통한 보장성도 이보다 약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윤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