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9일 오전 제 8호 태풍 '너구리'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갔다. 제주도는 이날 시간당 30mm의 강한 비와 함께 강풍이 불어 일부 지역이 정전되는 등 피해가 잇다랐다. 기상청은 중심 기압 965hpa, 중심 부근 최대 풍속 38m/s로 매우 강한 중형급 태풍으로 성장한 '너구리'는 9일 제주 서귀포 남쪽 해상에 접근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이날 오전 10시 30분 남해 동부.서부 먼바다, 제주도 북부 앞바다에는 태풍경보가, 전남 고흥, 여수, 광양, 목포, 신안, 진도 등지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졌다. 제주도와 남해안, 경남 동해안 지역은 태풍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렸다. 오후 1시 기준 제주도 서귀포는 49.0㎜, 제주시는 50.1㎜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특히 가파도의 최대 순간 풍속은 33.8 m/s에 달하는 등 바람도 강하게 불어 제주도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와 한국전력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3분께 제주시 삼양1동 일대 5386가구에서 강풍으로 인한 단선으로 정전이 발생, 한전이 1시간여 만에 복구를 완료했다. 비슷한 시각 제주도의 부속 섬인 우도와 성산, 종달리 일대 5188가구에서도 강풍으로 인해 30여분 가량 정전이 발생, 30여분 만에 복구됐다.
한편 태풍 너구리가 북태평양의 덥고 습한 공기를 중부지방에 유입시키며 서울에선 올해 들어 첫 열대야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의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일 때를 말한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서울의 최저기온은 25.6도를 기록해 열대야 현상을 보였다. 지난 해의 경우 서울은 7월 15일에 첫 열대야를 기록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서울에 올해 들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되기도 했다. 기상청은 9일 오후 1시 서울을 비롯 광명, 과천, 수원, 성남 등 경기 남서부와 강원도 영월, 원주, 홍천 등지에 폭염주의보를 내렸다. 폭염주의보는 6∼9월 하루 중 최고기온이 33도 이상 기록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너구리로 인해 남쪽으로부터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열대야가 발생하고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것"이라고 말했다.
'너구리'는 10일 제주도를 벗어나 일본에 상륙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있다. 다만 한반도는 태풍의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남부지방과 일부 중부지방은 10일까지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이라며 "서울.경기도, 강원도영서의 경우 남쪽에서 고온다습한 기류가 유입되고 지형적인 효과까지 더해져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윤진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