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침몰사고 1주째인 22일. 세월호 참사만 없었다면 지금쯤 수학여행을 다녀온 단원고 학생들이 교실에서 즐거웠던 추억을 떠올리며 이야기 할 시간이다.
하지만 이날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교실은 고요함 그 자체다.
오전 8시 30분 안산 한도병원 장례식장을 떠나온 2반 희생자 김모양의 운구 차량이 학교 운동장에 들어섰다. 그의 마지막 등교. 적막했던 학교는 순간 울음바다가 됐다.
김양의 아버지는 딸의 영정사진과 명패 앞에서 두번 절을 하고 두 잔의 술잔을 따르며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김양의 어머니는 슬픔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딸의 교실로 올라가 이름을 수차례 불렀다.
대답없는 교실.
김 양의 이름표가 붙어 있는 책상과 의자에는 딸의 체취가 남아있는 교복과 필기구, 누군가 가져다 놓은 하얀 국화 꽃다발만이 있었다.
학교와의 작별인사를 마친 운구차량이 운동장을 나서자 검정색 정장차림 선생님들과 교복을 입은 1, 3학년 학생 10여명은 고개를 숙인 채말없이 김 양을 떠나보냈다.
한편 이날 하루 단원고 학생 11명의 장례식이 치러졌으며 23일 안산시내 장례식장에서 희생자 20명의 발인이 예정됐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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