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경북 구미에서 2살 된 아기가 쓰레기 봉투에 담겨 숨진 채 발견된 것은 친아버지가 저지른 일로 밝혀졌다.
14일 대구 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22세 A씨는 지난 2월 24일 아내와 별거를 시작한 뒤 오후에 2살배기 아들을 집에 혼자 둔 채 외출해 PC방과 찜질방 등을 돌아다녔다.
그는 2살짜리 아들을 집에 방치해 두면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2~3일에 한 번 정도 집에 들러 확인한 후 다시 외출해 게임에 몰두했다.
그러던 중 지난달 7일 오후 1시께 집에 돌아왔을 때 아들이 숨져 있는 것을 확인했지만 그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이어 31일 귀가했다가 상당히 부패한 시신을 담요에 싼 뒤 베란다에 내어놓았다.
다시 외출한 A씨는 부동산 소개소에 전세로 내놓은 자신의 집에 중개사 등이 찾아오면 시신이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고 보고 시신을 치우기로 결정했다.
지난 11일 집으로 돌아온 A씨는 100ℓ들이 쓰레기 봉투에 시신을 담은 뒤 자기 집에서 1.5㎞ 가량 떨어진 곳에 시신을 버리고 평상시와 같이 생활했다.
그러나 이 같은 엽기적인 행각은 A씨가 경찰에 "아기를 잃어버렸다"고 지난 13일 오후 신고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자신의 범행이 들통날 것을 두려워한 A씨는 이날 오전 대구 동부경찰서 동대구지구대를 찾아 "노숙을 하던 중 아들을 잃어버렸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이 동대구역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특이점이 나오지 않자 계속해 추궁했고 결국 자신의 범행을 털어놨다.
경찰은 A씨가 아들을 방치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만큼 아들이 숨지는 과정에 있었던 그의 행동에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고 살인 등의 혐의로 14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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