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증거조작과 관련해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았던 국가정보원 권모(51) 과장이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으로 옮겨진 권 과장은 위중한 상태로 국정원이 신병을 보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권 과장은 지난 22일 오후 1시 33분께 경기도 하남시 하남대로(옛 신장동) 모 중학교 앞에 주차된 싼타페 승용차 안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당시 자신의 차량 앞을 막은 채 주차돼 있던 싼타페 승용차로 다가가 차 안을 살펴본 여성이 권 과장을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권 과장이 쓰러져 있던 차량 조수석 바닥에서는 철제 냄비 위에 재만 남은 번개탄이 발견됐다.
권 과장은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서울 강동구 강동경희대병원으로 옮겨 졌으나 상태가 위중해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아산병원 응급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권 과장은 현재 의식불명 상태로 국정원이 보호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 과장의 상태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병원측 관계자는 "아무것도 물어보지 말아달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권 과장의 매형은 경찰에서 "21일 오후 7시30분 '찜질방에 간다'며 내 차를 빌려 타고 나갔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119구급대가 자살기도자를 병원으로 옮기고 난 뒤였다. 차량 감식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대공수사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권 과장이 증거 위조 의혹으로 검찰수사를 받게 되자 이를 비관해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검찰 수사에 대한 직접적인 불만이나 반발이라기 보다는 최근 사태로 인한 개인적 무력감 내지 굴육감 때문에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권 과장의 수사를 담당한 검찰 역시 정확한 자살 기도 상황과 권 과장의 상태 등에 대한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검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상황은 우리도 확인해 봐야 한다"면서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주선양 총영사관 부총영사로 중국에 있던 권 과장은 검찰의 소환통보를 받고 지난 15일 귀국, 19∼21일 세 차례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권 과장은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34)씨의 간첩 혐의를 뒷받침하는 위조문서를 입수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권 과장은 21일 3차 조사를 받던 중 담당검사에게 수사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오후 3시께 진상조사팀이 있는 서울고검 청사를 빠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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