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게 집단폭행 후유증으로 30대 남성 목숨 끊어

울산의 한 30대 남성이 10대에게 당한 집단폭행 후유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8일 울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3시께 울산 남구 한 원룸에서 김모 씨(32)가 숨져 있는 것을 김씨 삼촌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김씨가 암투병중인 아버지를 돌보는 등 생활고를 겪다 스스로 목을 맨 것으로 보고 단순 변사 처리했다.
하지만 유가족들이 10대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한 김씨가 신체적.정신적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겪던 중 폭행에 따른 치료비와 아버지 간병비를 마련하지 못하는 등 생활고를 겪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울산지검은 이 사건에 대해 재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해 12월23일 오전 1시께 울산 중구 한 노래방에서 10대 7명과 시비를 벌이다 난투극을 벌였다. 이 싸움으로 김씨는 집단폭행을 당해 코뼈와 눈 주위가 함몰돼 전치 8주의 진단을 받았고, 10대 1명은 코뼈가 부러져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10대중 1명은 필기구로 김씨에게 큰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경찰은 김씨와 10대 5명을 쌍방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지난달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김씨는 이후 두통과 불면증에 시달리다 부산의 한 대형병원에서 뇌 혈관이 부풀오르는 증상으로 수술을 권유받았다. 그러나 아버지 간병비와 생활비를 부담해왔던 김씨는 수백만원에 달하는 수술비를 감당할 수 없어 수술을 포기했다.
유족들은 "아직 합의를 못하고 있다. 7대1의 싸움이라면 일방적으로 맞았을 텐데 어떻게 쌍방폭행이 되는지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쌍방폭행인 데다 고교생이고 신원이 확실해 입건 처리만 했다"고 말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