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파노라마 선루프 면적의 절반을 차지하는 세라믹 코팅 부분이 일반 유리보다도 훨씬 잘 깨진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강화유리로 제작되지만 가장자리 부분은 유리를 차체에 붙이기 위해 세라믹 코팅 처리를 한다.
국토부는 안전성 검사 결과 국내에 운행 중인 파노라마 선루프 차량 55개 차종, 65만대 전체의 세라믹 코팅 처리 부분에 제작결함이 있다고 결론 내리고,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유엔 자동차기준조화포럼 162차 회의에서 강화유리 세라믹 코팅 부분의 취약성에 대해 문제제기한 바 있다. 국토부의 문제 제기로 유엔 자동차기준조화포럼은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일반분과회의에서 파노라마 선루프 결함 문제를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국토부가 13일 자동차기준조화포럼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지난해 국제기준에 따라 무게 227g 쇠구슬을 2m 높이에서 떨어뜨려 파노라마 선루프의 강도를 시험했다.
세라믹 코팅을 하지 않은 부분은 높이 10m에서 쇠구슬을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은 반면 코팅한 부분은 평균 1.4m 높이에서도 산산이 깨졌다. 이는 일반유리보다 강도가 약한 것이다. 강화유리가 아닌 일반유리는 평균 3m 높이에서 부서졌다. 세라믹 코팅한 강화유리는 일반유리보다도 약하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국제기준에 따르면 6차례 시험에서 유리가 2번 이상 깨지면 부적합 판정을 받는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코팅 과정에서 도료의 특정 성분이 유리에 스며들어 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는 파노라마 선루프 세라믹 코팅 부분의 취약성 때문에 결함으로 보는 것이 마땅하다며 리콜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자동차 업계는 국토부의 시험 방법이 국제기준보다 엄격하다며 세라믹 코팅 부분은 시험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미국 무역대표부가 자국 자동차 회사 편을 들고 있어 국토부는 통상마찰을 피하기 위해 우선 국제기구에서 기준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에서는 주행 중 갑자기 파노라마 선루프가 깨지는 사례가 33건 신고됐다.
[장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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