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항공기 추락 사건 이후 정부가 공항에 내린 보안활동 강화 지시가 모호해 공항별 대응 수위가 엿가락 이란 지적이다.
항공보안등급은 평시단계인 '그린'에서 부터 정도에 따라 '블루(관심)' '옐로(주의)' '오렌지(경계)' '레드(심각)'로 순차적으로 올라간다.
우리나라 공항은 남북분단 상태라 평소에도 관심단계(블루)를 최저 단계로 유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국가정보원 등 보안당국은 대통령 취임이나 각 종 국제행사때 주의에서 심각단계까지 올려 단계별 대응 매뉴얼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말레이시아 항공기 추락 사건땐 항공보안등급은 유지한 채 △보호구역 출입자 보안검색 강화 △보호구역 관리 철저 △출입증 부정 사용 방지 강화 △승객·수하물 등 보안검색 철저 △보안검색 장비 성능유지 등을 보안활동 강화 방안으로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공항이 출국승객·위탁수하물 정밀검색 비율을 10%에서 15%로 높인 것도 이 같은 요청 때문이다. 김포공항 등 전국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더 나아가 금속탐지기 감도를 높이고 굽 3.5cm 이상 신발을 엑스레이로 검색하고 있다. 위탁수하물 개봉도 10%에서 15%로 올리고 폭발물처리반(EOD)의 하루 순찰을 3회에서 5회로 늘렸다. 국내선 중심 공항이 국제선 중심 공항 보다 더 강화된 보안 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국토부는 "이번 사건이 테러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의단계로 높일 경우 국민 불안과 불편이 가중될 우려가 있어 관심단계를 유지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공항이 취하고 있는 보안활동은 주의단계에 속하는 것들로 이미 국민 불편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보안등급을 높여 테러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추락 말레이시아 항공기에 위조 여권 용의자가 탑승했고, 중국순교자여단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등 테러 가능성이 높은데다 국내 공항들도 범행 타깃이 된 중국 베이징 노선을 많이 개설하고 있어 피해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06년 미국행 여객기를 공중 폭파하려던 테러범들이 영국에서 붙잡혔을 때 정부는 인천과 김해공항의 보안등급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한 단계 격상한바 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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