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 압해읍과 암태도를 잇는 새천년대교 공사 과정에서 수억원대 뇌물을 주고 받은 시공사와 하도급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전남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6일 하도급업체로부터 수억원과 고급 외제차를 받은 혐의(배임수재와 뇌물공여)로 대우건설 현장소장 박모씨(57)를 구속했다.
경찰은 또 박씨에게 뒷돈 등을 상납한 혐의(배임증재와 업무상횡령 등)로 하도급사인 도양기업 현장소장 김모씨(46)를 구속하고 감리업체와 다른 하도급업체 관계자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는 김씨로부터 하도급 선정과 공사 편의 제공을 대가로 현금 2억원과 1억2000만원짜리 아우디 승용차를 받고 다른 하도급사로부터 3500만원을 받은 혐의다.
김씨는 납품업자들에게 자재를 사들이면서 부풀린 대차금액 12억원을 돌려받아 박씨에게 상납하고 나머지는 챙긴 혐의다. 김씨는 공사기간인 1년 7개월동안 룸살롱에서만 5억원을 탕진했다. 시공사 관계자, 감리 등과 주 2~3회씩 1회에 200만~500만원을 썼다. 감리업체 직원들은 박씨 일행과 부부동반으로 여행을 다녀오는 등 수차례 향응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대우건설, 도양기업과의 거래를 조건으로 13개 업체가 12억원을 준 것으로 파악하고 이 가운데 6개 업체를 우선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하청업체가 돈을 모아 원청업체에게 상납하는 전형적인 건설비리"라면서 "비리가 부실시공의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돼 발주처인 익산지방국토관리청에 총체적인 감사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새천년대교는 5500억원이 투입돼 총 길이 10.8㎞(교량 7.2㎞)로 건설된다. 대우건설 등 8개 업체가 맡은 암태도 인근 1공구는 총길이 5.05㎞(교량 3.62㎞)로 2646억원이 투입돼 2018년 8월 완공될 예정이다.
[무안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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