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철근 누락' 아파트인데 철근 '과다 주문'...LH, 파악도 못해"

국토위 국감서 LH 관리‧감독 부실 질타

지하주차장 철근 누락이 확인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단지에서 당초 설계보다 최대 20% 많은 철근을 주문해 시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애초 용인된 추가 허용치보다 훨씬 초과한 300~400톤씩 철근을 더 주문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비용 부담까지 파악하지 못해 LH의 관리‧감독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 의원이 LH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철근 누락 LH 23개 단지 중 21개 단지에서 설계량보다 철근을 더 많이 주문했고 이에 따른 주문 금액은 설계 때 산출한 것보다 최소 4억 원에서 최대 85억 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 예로 평택 소사벌 A-7블록은 철근을 설계량(1천809톤)보다 19.5%(353톤) 많은 2천165톤을 주문해 시공해 자재비가 12억 원 늘었습니다.

오산 세교2 A-6블록은 철근 주문·시공량(4천159톤)이 설계량(3천945톤)보다 5.4%(214톤) 많아 주문 금액은 43억 원으로, 설계 때 예상보다 24억 원 증가했습니다.

김 의원은 전반적인 공사 과정에서 적정량보다 과도하게 철근을 주문하고도 철근이 제대로 시공되지 않은 것을 잡아내지 못했던 LH의 허술한 감독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철근은 시공사가 직접 주문‧결제하는 자재로 추가 비용은 추후 설계 변경 및 준공 정산을 통해 LH에 청구되는 만큼 LH가 방만한 예산 관리로 국민 세금을 허투루 쓰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습니다.

고양 장항 A-4블록은 설계량보다 철근 시공량이 247t 적은데도 철근 주문액은 설계 때 예상한 73억 원의 2배가 넘는 158억 원이었고 파주 운정3 A-23블록은 철근을 설계량보다 134t(1.2%) 더 썼는데 주문액은 설계 때 예상치인 66억 원에서 93% 늘어난 128억 원이었습니다.

철근은 설계에 맞춰 공장에서 가공해 현장에 들어오는 만큼 철근은 줄고 비용은 늘어나는 기형적 부실 관리 책임이 LH에 더 부과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김 의원은 "철근 누락 아파트에 당초 설계보다 더 많은 철근이 반입됐음에도 대체 그 많은 철근이 어디로 간 것인지 발주청인 LH는 감도 잡지 못하고 있다"며 "이렇게 허술한 감독이라면 언제 제2, 제3의 철근 누락 아파트가 나타날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김지영 기자 gutjy@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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