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이태원 참사에 대해 ‘조작 가능성을 의심하는 발언을 했다’고 한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이 공개되자 정치권이 첨예하게 맞붙었습니다.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오늘(27일) 브리핑에서 “설마로 치부하기에는 전임 국회의장이 전한 말이니 안 믿을 도리가 없다”며 “대통령의 입에서 극우 유튜버나 할 법한 주장이 나왔다니 두 귀가 의심스럽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의무가 있는 대통령이 할 말인가”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서울 한복판에서 159명의 사람들이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는데 대통령은 음모론만 좇으며 자신의 잘못과 책임을 부정하고 있었다니 속에서 천불이 난다”며 “뒤에선 희생자들을 모욕하고 있었을 생각을 하니 이중성에 소름이 돋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윤 대통령이 지금까지 도대체 어떤 시선으로 각종 현안을 바라보고 국정을 수행했을지 아찔하다”라며 “이제 앞으로 윤 대통령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기 힘들 것 같다. 음모론에 빠진 대통령이 더한 것에 빠지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국민의힘은 김 전 의장의 주장에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재난을 정쟁 소재로 삼는 못된 습관”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의 전직 국회의장까지 나서서 이러한 행태를 보이니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국회의장까지 지낸 분이 정부의 진정성 있는 수습 노력은 모두 지우고, 대통령과의 내밀한 대화를 왜곡해 기록했다는 사실이 정말 믿기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장삼이사도 이렇게 무책임하게 말을 옮기지 않는다. 하물며 전직 국회의장”이라며 “중천금의 위상은 기대하지 않는다. 사실과 진실만이 정치의 본령임을 명심하고 왜곡된 기억을 바로 잡아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앞서 최근 김 전 의장의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 왔는가’에 따르면, 그는 2022년 12월 5일 국가조찬기도회 자리에서 윤 대통령을 독대했습니다.
김 전 의장은 이 자리에서 “이상민 장관이 이태원 참사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는 것이 맞다”고 조언했고, 윤 대통령이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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