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규태 판사 “사건 억지로 느리게 진행? 답답하다”
최진녕 변호사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일주일에 3번 재판”
최진녕 변호사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일주일에 3번 재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을 담당하다 2024년 정기인사와 관련해 사직서를 제출한 강규태 부장판사가 ‘재판 고의 지연’ 의혹 등에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진녕 변호사는 어제(9일) MB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강 부장판사가 이날 오전 서강대 법학과 동기 단체 대화방에 올린 메시지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최 변호사와 강 부장판사는 1971년 동갑내기로 서강대 법학과 90학번 동기입니다.
최 변호사에 따르면 강 부장판사는 40여 명이 있는 대화방에서 “어제 주요 일간지에 난대로 2월 19일 자로 명예퇴직을 한다”며 “일반적인 판사들의 퇴직 시점을 조금 넘겼지만, 변호사로 사무실을 차려 새로운 삶을 살아보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상경한 지 30년이 넘었고, 지난 정권에 납부한 종부세가 얼만데 결론을 단정 짓고 출생지라는 하나의 단서로 사건 진행을 억지로 느리게 한다고 비난하니 참 답답하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고향이 전라남도 해남인 것을 놓고 제기된 재판 지연 의혹을 언급한 겁니다.
강 부장판사는 “내가 조선시대 사또도 아니고 증인이 50명 이상인 사건을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참 원”이라며 “하여간 이제는 자유를 얻었으니 자주 연락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 다들, 새해 건강하고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를 남겼습니다.
해당 메시지를 받은 동기들은 강 부장판사에게 ‘고생했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진녕 변호사. / 사진=MBN
최 변호사는 “저 또한 친구이기 때문에 팩트를 그대로 전달해 주는 것”이라며 “재작년 9월에 기소 됐는데 첫 재판이 작년 10월이 되도록 첫 번째 재판이 안 됐기 때문에 이 부분에 국민들이 많은 지탄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고향이나 이런 부분을 놓고 여러 억측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좀 더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을 했다고 하면, 설령 그것이 50명 증인이 있다 하더라도 훨씬 더 빨랐을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일주일에 세 번씩 재판했다. 일주일에 두 번만이라도 했다면 다 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법조계 비판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강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 재판장으로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심리를 맡아왔습니다.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후보 시절이던 2021년 12월 언론 인터뷰에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재직 때는 잘 몰랐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법조계에선 사건 쟁점이 비교적 간단하고 심리도 많이 진행된 터라 대장동 또는 성남FC, 위증교사 혐의보다 결론이 빨리 내려질 거라는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이 대표의 피습으로 재판 출석이 어려워지고 부장판사 사표로 재판장 교체가 불가피해지면서 재판 연기는 더욱 늦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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