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는 내일이 없다"며 당내 주류 세력 겨냥
국민의힘이 홍준표 대구시장의 '당원권 정지' 징계를 취소하자 홍 시장은 당했던 수모를 잊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홍 시장은 오늘(2일) 국민의힘이 자신에 대한 징계 해제를 의결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과하지욕(跨下之辱)의 수모는 잊지 않는다"며 "오늘이 영원한 줄 알지만 메뚜기 톡톡 튀어야 한 철인 줄 모르고 하루살이는 내일이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기야 시한부인 줄 모르고 사는 게 좋을 수도 있지만"이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과하지욕'은 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참는다는 뜻으로 훗날 큰 뜻을 위해 쓸데없는 일로 남들과 다투지 않음을 빗대는 말입니다.
홍 시장은 지난 7월 수해가 벌어졌을 때 골프를 쳤다는 점이 논란이 돼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10개월 징계를 받은 바 있습니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는 화합 차원에서 징계를 해제해야 한다고 당 지도부에 건의했는데, 이에 대해 홍 시장은 "듣보잡들이 당권 잡았다고 설친다", "권력 앞잡이가 되어 날뛴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말도 안 되는 사유를 들어 징계하는 모욕을 주고 이제 와서 사면하겠다는 제스처를 취한들 내가 그걸 받아 주겠느냐"는 게 홍 시장의 입장이었습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홍 시장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 "당시 윤리위 징계 결정을 다시 돌아보라", "언어는 품격을 나타낸다는데 너무 강하게 직설적이라서 같이 가기가 참 어려운 분이구나 하는 걸 다시 한 번 느낀다"며 각을 세웠습니다.
당 지도부가 혁신위의 '징계 취소' 안건을 수용하면서 홍 시장의 당원권은 회복됐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당 윤리위의 징계 결정은 합리적인 사유와 구조를 갖고 이뤄진 것이지만 보다 큰 정당을 위한 혁신위의 제안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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