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윤석열 정부에 재고 요청
이종찬 “양심 져버린 국방장관, 사퇴해야”
신원식 “공산주의자 롤모델로 하란 말이냐”
이종찬 “양심 져버린 국방장관, 사퇴해야”
신원식 “공산주의자 롤모델로 하란 말이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육군사관학교의 독립운동가 흉상 이전 논란에 대해 “육사(육군사관학교) 교정 항일 무장독립운동 영웅들의 흉상 철거 움직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의 뿌리가 임시정부에 있듯이 우리 국군의 뿌리도 대한독립군과 광복군에 있음을 부정하는 것인가”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어 “국권을 잃고 만주로, 연해주로, 중앙아시아로 떠돌며 풍찬노숙했던 항일 무장독립운동 영웅들의 흉상이 오늘 대한민국에서도 이리저리 떠돌아야겠나”라며 “그것이 그분들에 대한 우리의 예우이며 보훈인가”라고 지적했습니다.
나아가 윤석열 정부를 향해 “여론을 듣고 재고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니 부디 숙고해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습니다.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특사단이 2021년 8월 14일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홍범도 장군 묘역에서 추모식을 마치고 유해를 수습했다. 카자흐스탄 의장병이 운구차에 영정과 유해를 모시고 있다. / 사진=매일경제DB
앞서 육군사관학교는 2018년 3월 1일, 국군의 뿌리가 독립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걸 기리기 위해 충무관 중앙현관 앞에 일제강점기 독립군을 이끌었던 5인(김좌진, 홍범도, 이회영, 이범석, 지청천)의 흉상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최근 흉상 철거·이전을 검토하는 움직임이 일었습니다.
특히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25일 국회 국방위에서 “육사에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되겠느냐는 지적이 있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소련 영내에서 활동해야 했던 환경 탓에 소련 당국과 협력하고 공산당에 입당한 바 있는 홍범도 장군을 겨냥한 발언으로 문 전 대통령은 이를 비판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인 2021년, 홍범도 장군 유해가 카자흐스탄에서 봉환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 바 있습니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조국을 떠나 만주로, 연해주로, 중앙아시아까지 흘러가야 했던 장군을 비롯한 고려인 동포들의 고난의 삶 속에는 근현대사에서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온갖 역경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2018년 3월 1일 육군사관학교에서 제막한 독립전쟁 영웅 5인의 흉상 표지석. 왼쪽부터 홍범도 장군, 지청천 장군, 이회영 선생, 이범석 장군, 김좌진 장군. / 사진=육군 제공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 철거·이전 논란은 이념·역사 논쟁으로 전선이 확장돼 공방은 점차 격해지고 있습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같은 날 이종섭 장관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북한은 김일성을 무장독립투쟁의 최고 수반으로 선전해 온 터여서 그보다 위대한 홍범도 장군 유해를 모셔가지 않았고, 오히려 우리의 봉환 사업을 방해했다”며 “홍범도 장군을 새삼스럽게 공산주의자로 몰아 흉상을 철거한다면 결과적으로 북한을 이롭게 하는 행동”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민족적 양심을 져버린 귀하는 어느 나라 국방장관”이냐며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으면 자리에서 퇴진하는 것이 조국 대한민국을 위한 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 회장 발언에 “6ㆍ25전쟁은 소련의 지원을 받아 김일성이 일으킨 반민족 반인도적 범죄”라며 “소련 군인으로서 소련군복을 착용하고 군모까지 쓴 홍범도 흉상을 육사에 설치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것도 생도들이 매일 공부하러 가는 종합강의동 현관 앞에 설치했다. 생도들에게 공산주의자를 롤모델로 하란 소리냐”며 “육사에 북한의 침략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킨 호국영웅들을 우선적으로 모신다고 국방부 장관이 사퇴해야 하느냐”고 반박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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