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술인 천공이 아닌 풍수지리가인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가 지난해 대통령 관저 후보지를 둘러보고 갔다는 정황이 나오면서 '무속 공방'이 다시 불붙은 가운데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도 백재권 교수에게 관상을 봤다고 말했습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오늘(2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경찰이 CCTV를 다 확인해 보니 역술인 천공이 아니라 우리나라 최고 풍수지리 전문가이자 최고 권위자인 백재권 교수라는 결론이 났다'는 진행자의 말에 "백재권 교수라는 사람은 몰랐다"면서도 "김혜경 씨가 '내가 영부인이 될 상인가'라고 물어봤다는 그 풍수 전문가가 있다는 한 언론 기사가 있어서 재밌게 본 기억이 있는데 그 사람이 바로 백 교수라는 얘기를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 부부가 같이 만났다고 한다"며 "민주당 입장에서 이 내용을 계속 무속 프레임으로 얘기를 하니까 무속 프레임이 아닌 상태를 설명하기 위해 다시금 이 대표를 소환할 수밖에 없다"면서 "천공이 육군참모총장 공관에 다녀갔다고 했는데 천공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천공이라고 얘기했던 사람들의 사과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언론 인터뷰를 보니 백 교수가 육군참모총장 공간에 간 건 맞지만 외교부 장관 공관이 좋다는 조언은 하지 않았다"며 "그러니까 백 교수의 조언을 듣고 옮겼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었고 여러 사람의 조언들이 있었을 뿐 그 조언은 하나였으며 심지어 그 조언에 따르지도 않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풍수랑 아무 관계 없이 여러 전문가 조언을 듣고 여기에 대한 최종적인 의사결정의 판단은 결국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결정적인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는다는 얘기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백 교수의 제안이나 조언이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면 그건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관저 이전 문제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경청할 수 있는, 조언 정도의 수준에 머무른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습니다.
아울러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도 청와대 이전에 관한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풍수에 대해 말한 것을 기억하지 않나. 역술, 사주의 관점 이런 것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풍수전문가가 가진 기본적인 견해는 어떤지에 대한 조언 정도는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해당 의혹을 수사해온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지난해 3월 육군참모총장 공관에 다녀간 건 역술인 천공이 아니라 백 교수였다는 정황을 포착한 가운데 조만간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민주당은 금세 말을 바꿔 조선시대 왕실 터를 정하듯 풍수가가 대통령 관저를 정했다며 또다시 근거 없는 맹공을 퍼붓고 있다"며 "백 교수는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뿐 아니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부부와도 만나 풍수지리에 대한 조언을 한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자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떳떳했다면 천공 개입 의혹이 터졌을 때 왜 숨겼나? 대통령실은 왜 지금 침묵하고 있나? 대통령실도 비상식적이고 불합리한 일이기 때문에 감추려 한 것 아닌가?"라며 "중대한 국정 사안을 풍수지리가의 조언을 들어 결정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