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한복판에 있는 정치, 노무현 '국민통합' 떠올라"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을 맡았었던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를 맞아 "대통령님께서 평생을 바쳐 이루고 싶어했던 '국민 통합의 길'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본다"며 "보고싶다"는 메시지를 냈습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오늘(23일) 경남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 참석에 앞서 자신의 SNS를 통해 "해외 출국 절차가 늦어지면서 다행스럽게 대통령님께 인사를 드리고 갈 수 있게 되었다"며 "홀로 버티며 지낸 시간 동안, 대통령님의 책들을 다시 읽어 보았다. 시대를 앞서갔던 대통령님의 지혜를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김 전 지사는 "책 이곳저곳에서 대통령님은 '국민통합'을 여러차례 강조하고 있었다"며 "국정운영 4대 원리에 ‘대화와 타협’을 굳이 포함시킨 것도, 첫 국회 연설에서 지역구도를 해소할 수 있는 선거법 개정과 정치개혁이 이루어진다면 다음 총선 결과 제1당을 차지하는 정당에, 그것이 설사 야당이 된다 하더라도 내각구성권을 내놓고 권한의 절반을 양보하겠다고 선언하신 것도 국민통합을 향한 대통령님의 강한 열망이 만들어 낸 결과였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재임 기간 내내 어떻게든 야당을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만들고,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보고 싶었던 대통령의 진심은 늘 배신 당해야 했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의 정치는 늘 대립과 갈등의 한복판에 서 있다. 사회의 온갖 갈등을 조정하고 중재하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나가야 할 정치가 거꾸로 갈등을 부추기고 대립을 격화시키기 일쑤"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전 지사는 "정권이 바뀌면 국가의 장기적인 의제들이 손바닥 뒤집듯 엎어져 버린다. 이래서야 국민들이 어떻게 정부를 믿고 미래의 계획을 세울 수가 있겠느냐"는 비판도 내놨습니다.
이어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부강한 나라가 되었는데, 높은 자살률과 낮은 행복지수가 보여주듯 대다수 국민은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상한 성공’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국가의 성공이 국민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모두 함께 행복해지는 성공’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그런 대한민국으로 가기 위해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되새겨보는 ‘오늘’이 되면 좋겠다"며 "노무현 대통령님 14주기를 맞으며, 대통령님께서 평생을 바쳐 이루고 싶어했던 ‘국민통합의 길’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본다. 대통령님께 “우리가 함께 이렇게 해냈습니다”하고 말씀드릴 수 있는 그 날은 언제 쯤이 될까"라고 글을 끝맺었습니다.
한편,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을 선고 받고 복역하던 김 전 지사는 지난해 12월 28일 사면을 받고 출소했습니다. 다만 복권은 이뤄지지 않아 오는 2027년 12월까지는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없습니다.
김 전 지사는 지난달 25일 경남 창원시 민주당 경남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사회에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좀 더 폭넓은 시각으로 바라봤으면 해서 오는 5월 중순 영국으로 떠나 1년 간 공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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