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재단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판결금 지급이라는 ‘제3자 변제안’을 내놓은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나온 이른바 ‘이완용 현수막’을 걸지 않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수소문이 민주당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완용 현수막이 지역에 걸려 있느냐’ 등의 글이 여럿 올라왔습니다.
트위터에서는 ‘현수막을 걸지 않겠다는 의원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했거나 기권표를 던졌을 것’, ‘몸은 민주당에 있지만 마음은 윤석열에게 있는 반역자’ 라는 등의 글도 눈에 띕니다.
일명 ‘이완용 현수막’은 ‘윤석열 정권, 치욕적 ‘강제동원 셀프배상’, 이완용의 부활인가!’라는 문구로 적혀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을 비롯한 전국 각지 민주당 의원 지역구에 걸린 현수막을 일컫습니다.
이를 걸지 않은 민주당 의원 색출은 이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뜻의 ‘수박’을 비판하는 강성 지지자들 움직임과 맥이 통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해당 표현은 이 대표 측 지지자가 지난 대선 당시 경선 상대였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측근 등 ‘비(非)이재명계’를 통틀어 비난할 때 사용했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을 두고, 반대표를 제외한 ‘이탈표’ 던진 주체로 ‘수박’을 지목해 이들의 각성을 촉구한다는 의미에서 수박 풍선을 터뜨리고 실제 수박을 깨는 등 퍼포먼스가 있었습니다.
한 지지자는 ‘새로운 수박 감별법’ 제목의 글에서 해당 현수막을 걸지 못하겠다는 일부 민주당 의원 발언을 인용한 기사를 공유하고, “어떤 정신 나간 의원이 인터뷰를 했느냐”며 “중앙당에서 달라는 현수막을 도대체 왜 안 다는 건가”라고도 반응했습니다. 이 지지자는 “현수막을 달지 않는 지역이 있다면 꼭 시도당에 신고해 달라”며 “명단을 적어놓고 공유하자”고 다른 강성 지지자들의 동참을 당부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중앙당의 ‘이완용 현수막’ 게시 지침을 어긴 것으로 지목돼 강성 지지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은 한 의원 측은 이날 세계일보에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A의원 측은 “이번주초에 당에서 현수막 게시 지침이 내려왔고, 제작 업체에 이를 맡기느라 완성품을 걸기 전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다”며 “현수막은 어제(9일) 저녁에 설치했다”는 말로 강성 지지자들의 ‘오해가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r5026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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