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울산 땅 의혹' 수사 의뢰…"사실이면 정계 떠날 것"

"불법으로 1,800배 시세차익 얻었다면 즉시 정계 떠날 것"
양이원영 "휘어 있는 도로 노선 때문에 울산시에 소문 파다했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권주자인 김기현 후보가 '울산 KTX 역세권 땅 시세차익 의혹'과 관련한 검증을 위해 국가수사본부에 수사를 의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김 후보는 오늘(26일) 기자회견에서 "(경쟁 후보들이) 억지로 문제 삼고 있는 울산 땅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오늘 의뢰하고자 한다. 내 말이 맞는지, 아니면 내가 거짓말을 하는지 철저하게 수사해주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수사 의뢰 대상에는 해당 의혹을 제기한 황교안 후보를 비롯한 당권 경쟁자들과 '진상조사단'을 꾸린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만약 내 소유 울산 땅과 관련해 불법으로 도로 계획을 바꾸도록 직권을 남용했다거나, 불법으로 1,800배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면 그 즉시 정계를 떠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황 후보는 김 후보가 울산시 고문변호사 시절인 1998년 KTX 울산역 인근에 매입한 땅의 연결도로 노선이 변경되면서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김 후보는 3만 5,000평인 이 땅 매입가가 2억 860만 원(평당 약 6,000원)이었다고 밝혔지만, 현재 시세에 대해선 '매매가 이뤄지지 않아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황 후보는 바로 옆 임야의 7년 전 매매가(평당 44만 1,000원)를 고려하면 현재 최소 155억 원이 넘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은 인근 역세권 도로 옆 자연녹지의 2020년 실거래가가 평당 183만 원으로, 김 후보의 매입 당시 공시지가(평당 1,000원) 대비 1,800배로 뛰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연합뉴스

한편,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 후보의 '울산 땅 의혹'과 관련해 "길이 통하더라도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휘어지지 않았으면 몰랐을 것"이라며 "휘어 있는 도로 노선 때문에 울산시에서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양 의원은 "도로가 휘어진 이유는 김기현 땅을 지나가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파다해 어딘가에 그 근거 자료가 있을 거다 싶었다. 울산시청 지하에서 용역 착수-중간-최종 보고서를 찾아내서야 휘어진 과정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김 후보가 내부 정보를 이용해 땅을 취득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김 후보가) 1998년 이 땅을 구매할 때도 울산시 고문 변호사였기 때문에 내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위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노선이 정해질 때는 김 후보가 국회의원이었고 같은 당 소속의 박맹우 울산시장이 있었다. 확정된 다음에는 박맹우 시장이 김 후보의 지역구 국회의원이 되고 김기현 후보는 울산시장이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ldustn2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