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주변에 말리는 참모 없는 듯"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 중단 결정에 대해 "이 시점에서 더 이상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해서 중단한 것 아니겠느냐"며 도어스테핑 중단의 원인이 된 MBC와의 갈등에 대해선 윤 대통령의 즉흥적 성격과 관련이 있다고 봤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21일 오후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를 통해 "처음에 국민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 (도어스테핑을) 한다고 하지 않았나. 절대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오늘 갑자기 왜 이런 결심을 내리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처음 도어스테핑을 대통령 스스로가 결심을 해서 한 거고 오늘 중단을 했다고 하니까 그것도 대통령이 이 시점에서 더 이상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해서 중단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6월 김 전 위원장은 "아침마다 기자들이 출근길에 얘기를 하면 거기에서 그냥 별로 생각하지 않고 툭툭 뱉는 답변들을 하고 있는데 별로 세련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얼마 하다가 본인 스스로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할 시기가 올 것"이라고 도어스테핑 중단을 예견한 바 있습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은 MBC 기자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에 대해 "대통령의 성격과도 관련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사소한 일이든 중대한 일이든 거기에 대해서 즉흥적인 반응을 보이는 성격을 가졌기 때문에 MBC 기자의 동승을 못하게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윤 대통령은 정치를 해보신 분이 아니고 정치인들이 흔히 얘기하는 인내하고 참는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기 때문에 즉흥적인 반응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국가 원수의 자리인데 즉흥적으로 MBC 너 타지마 이거는 좀 그렇지 않나'라는 취지의 질문에 "아무리 국가 원수의 자리라고 하지만 인간이라는 걸 생각해야 한다. 그러니까 본인 스스로의 성격에 맞지 않는 사태에 대해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고 본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 참모진에 대한 지적도 내놨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의 말에 대해서 '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하는 참모들이 많이 있었으면 오늘과 같은 이런 사태가 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 얘기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사람이 없는데 다른 방법이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사진 =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한편, 대통령실은 "11월 21일부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공지했습니다. 대통령실이 언급한 '불미스러운 사태'는 지난 18일 아침 윤 대통령 출근길에 발생한 MBC 기자와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이 충돌로, 당시 MBC 기자가 윤 대통령을 향해 "무엇이 악의적이었느냐"고 묻자 비서관이 "그러면 안 된다"고 응하면서 설전이 이어졌습니다.
대통령실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된 도어스테핑의 본래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때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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