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거 대표 시절 언급한 '민주당 20년 집권론'을 다시 거론했다.
이 전 대표는 17일 국회 박물관 2층 체험관에서 회고록 '꿈이 모여 역사가 되다' 출판기념회를 열고 "개혁적인 진영이 20년이 아니라 할 수만 있으면 더 해서 어느 정도 축이 쌓여야 한다"며 "우리가 (대선에서) 졌다고 해서 그 말(20년 집권론)이 틀렸다고 생각할 게 아니라, 될 때까지 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선 직후 일화를 소개하며 "10살짜리 꼬마가 이번에 대선에서 지고 난 뒤 엄마가 한숨을 쉬고 자기와 잘 놀아주지도 않고 하니 '엄마 걱정마, 5년 금방 가'라고 생각한다고 하더라"라며 "우리가 박정희·전두환도 이겼다. 역사에 대한 믿음을 갖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역 정치에서 은퇴했고, 걱정이 많지만 믿음과 희망을 갖는다"며 "우리는 더 어려운 시기도 더 슬기롭고 치열하게 극복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지금의 정치 지형에 대해 "아직도 우리 사회는 보수 세력의 힘이 훨씬 세다. 보수라기보다도 극우 세력에 대응할 만한 역량을 가진 분야가 별로 없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벼랑 끝에 있는 것이다. 지금 여기서 놓치면 나락으로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조대왕이 1800년에 돌아가셨는데 그 이후 222년 동안 민주적, 개혁적인 정권이 집권한 것은 DJ(김대중 전 대통령) 5년, 노무현 5년, 문재인 5년 등 15년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인 이해찬 전 대표가 17일 오후 국회박물관에서 열린 자신의 회고록 `꿈이 모여 역사가 되다` 출판기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그는 "지나고 나니 정채도 기본으로 유지하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느꼈다"며 "특히 부동산 정책은 말할 것도 없다. 많은 사람의 삶이 직결된 문제일수록 정책적 유연성과 사고의 깊이, 소통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우리에게 아무리 어려운 시련이 온다고 해도 우리는 저력을 갖은 국민과 함께 하면 된다"며 "남은 기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떳떳한 국민이 되겠다. 자유민주주의와 기본질서가 우리의 가장 큰 밧줄"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에서 여당 대표를 지낸 이 전 대표는 김대중 정부에선 교육부 장관, 노무현 정부에선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지내기도 했던 그는 현재는 민주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축전을 비롯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배우자 권양숙 여사, 이재명 대표, 문희상·한명숙·김부겸 전 국무총리,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야권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