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자리를 두고 일찌감치 경쟁이 치열합니다.
유승민 전 의원이 '차기 당 대표 적합도'에서 자신이 7주째 1위를 했다는 여론 조사 결과를 공유했는데, 이에 나경원 전 의원은 "같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7주 연속 1등은 나"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유 전 의원과 나 전 의원의 출마를 모두 요구했습니다. 그 이유로 전당대회의 '흥행'을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당 대표를 노리는 안 의원에게 차기 대선 불출마 선언을 압박했습니다.
당권 주자들이 서서히 전면에 나서서 발언을 하며 당권 경쟁을 본격화하는 모양새입니다.
안철수 "헌신할 준비되어 있다"
당권 도전 의지를 밝힌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지난달 20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전당대회는 총선 승리를 위한 당 내의 경쟁력 있는 선명한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며 "때문에 저는 유승민, 나경원 두 분 모두 출마하시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안 의원은 "유 전 의원은 개혁보수를 자처하고 계시고, 나 전 의원은 전통보수를 지향하고 계신다"며 "저 안철수는 중도확장성이 있다고 자부한다. 3명의 출마로 국민과 당원들께 총선 승리를 위한 최선의 선택지가 무엇일지를 묻는 전당대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보수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숙제가 있고, 나 전 의원은 확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저도 보수층의 신뢰를 높여야 하는 숙제가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다만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안 의원은 "우리 당 전당대회는 더불어민주당과는 달리 치열한 경쟁의 장이 되고 국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어야 한다. 결론이 뻔한 전당대회가 아니라 팽팽한 긴장이 흐르는 흥행할 수 있는 전당대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 총선 승리는 필수다. 총선을 승리해야 개혁의 골든타임도 열리고, 국가도 국민도 성공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보다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며 "저는 이를 위해 모든 것을 던져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김기현 "안철수 대선 불출마 기대"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합참 청사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일어나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그러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대권 주자로도 거론되는 안 의원을 향해 "총선승리라는 지상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안 의원의 대선 불출마 선언도 기대하겠다"고 압박했습니다.
김 의원도 오늘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총선승리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전당대회가 되어야 한다는 안 의원의 메시지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저도 이미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번 전당대회가 당의 역동성을 통한 정반합을 이뤄나가는 변증법적 발전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양한 배경과 생각을 갖고 계신 역량 있는 후보들의 한판승부를 통해 우리 당을 보다 건강하고 활력있는 정당으로 발전시켜 나갔으면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안 의원의 대선 불출마 선언도 기대하겠다"고 재차 말했습니다.
유승민·나경원 “내가 1위”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달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한글날 연휴 사이에는 유 전 의원과 나 전 의원 사이 신경전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유 전 의원이 지난 10일 '차기 당 대표 적합도'에서 자신이 7주째 1위를 했다는 여론조사를 공유하자 나 전 의원이 "같은 여론조사에서 국힘 지지층 7주 연속 1등은 나"라고 반박한 겁니다.
지난달 20일 제23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한 나경원 전 국회의원 / 사진 = 매일경제
나 전 의원은 "이제 슬슬 당권 경쟁이 시작되나 보다"라며 "여론조사는 참 많은 함정이 있다"고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응답자들 사이에서 유 전 의원 지지도가 높게 나온다는 이른바 '역선택' 현상을 언급했습니다.
이어 "정권 초기부터 이준석 전 대표는 대통령을 양두구육이라며 흔들어대더니, 이제 유 전 의원이 뒤를 잇는가 보다"라며 "자해하지 말자. 이 전 대표가 만든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란 용어는 정권 초기 정권의 부정적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데 얼마나 톡톡한 기여를 했는가"라는 지적을 내놨습니다.
나 전 의원은 "당권 주자들의 현란한 말 잔치에 또 정권이 흔들려,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이어 보수정권이 해야 할 일을 시작도 못 할까 하는 기우가 기우로 그쳐야 한다"고 유 전 의원을 저격했습니다.
한편, 홍준표 대구시장은 오늘 "악역도 마다하지 않고, 배신도 안 하고 강력한 리더십도 있는 제대로 된 당 대표가 나왔으면 좋겠다"며 "배신 경력 있는 사람은 가라. 이미지 정치인은 더 이상 나오지 마라. 소신 없는 수양버들은 가라"고 전했습니다. 이를 두고는 유 전 의원과 나 전 의원 그리고 안 의원 등 현재 당권 주자 일부를 싸잡아 비판한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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