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발생한 이른바 '비속어 사용 및 발언 왜곡' 논란을 놓고 여야의 진실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윤 대통령이 조금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검사 생활 10년 하면 '이 XX'가 입에 붙는다. (윤 대통령의) 평소 말버릇이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출신인 조 의원은 사법연수원 18기로, 23기 윤 대통령보다 5년 선배다.
그는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평소대로 한 건데 '이게 이렇게 욕먹을 일이냐' 생각한 것 같다"며 "나중에 보니까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닌, 큰일이 돼버리니까 인정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쿨하게 인정하고 '긴장을 너무 빨리 풀었다. 그래서 옆에 있는 장관하고 참모들한테 편하게 속내를 갖다 얘기를 했는데 그게 어떻게 또 다 찍혔네. 내 말 실수를 한 것 같아서 참 유감이다. 앞으로 내 이런 일 없도록 유의하겠다'고 했으면 이해하고 넘어갔을 일"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해명과 강경 기조에 대해선 "그렇게 해놓고 아니라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면서 좌표 찍기로 MBC를 악마화하는 것에 대해 이해는 간다"며 "만약 다 인정하고 사과한다면 그나마 남아 있는 찐(진짜) 지지층들마저 흔들릴까봐, 그분들이라도 결속시켜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이렇게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지지층 결집용"이라고 답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26일 출근길 도어스테이핑에서 "사실과 다른 보도로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린다"며 "나머지 이야기는 먼저 이 부분에 대한 진상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더 확실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대통령실도 같은날 윤 대통령의 미국 뉴욕 방문 중 불거진 발언 논란에 대해 "본질은 비속어 논란이 아닌 동맹국 폄훼"라고 밝혔다. 또 전문가 자문 결과, 윤 대통령 발언 속 'OOO'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소견을 들었다고 재차 전했다.
이재명 부대변인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순방외교의 현장에서 윤 대통령이 우리의 최우방 동맹국(미국)을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기정사실화되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밝혔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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